코알라 예찬 - 꿈

느리게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잠언시

by 김혁




하루 종일

낮잠만 자면서

빈둥거리는 코알라에게도


간절한 소원이 있어요.

그렇다고 뭐, 거창하게도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나


뜀박질을 잘하는 캥거루나

예쁜 토끼가 되기를 바라는

그런 건 절대로 아니고요


지난번과 같은

어마무시한 산불이

다시는 주변에서 안 일어나고


유일한 먹잇감인

유칼립투스 나무숲이

더 이상 줄어들지 않고


지금 같기만을 바라는

소박하고 단순하면서도

아주 절박한 꿈 말이에요.


(세상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소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예요)


근데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니

이것도 너무 사치스럽고

너무 큰 욕심인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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