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 예찬 - 소주(2)

느리게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잠언시

by 김혁

소주(2)




소주는

참 이상해요

두 얼굴을 가지고


어느 날은

연인들의 키스처럼

맛이 아주 달고


또 어느 날은

조직의 쓴 맛보다

더 맛이 쓰지요.


소주가 유난히

달게 느껴질 때는

아마도


내 안의 그 누군가

사랑을 듬뿍 받고 싶어서

손을 내밀기 때문이고요


소주가 유난히

쓰게 느껴질 때는

아마도


내 안의 그 누군가

위로를 많이 받고 싶어서

손을 내밀기 때문일 거예요.


코알라도

똑 같은 이유로

어느 땐 나뭇잎이 아주 달고

또 어느 땐 무척 쓰지요.


(나도 잘 모르는 내 안의

그 누군가는 과연 누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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