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무겁다.
발목이 으스러질듯 아프다.
무릎이 아프다.
발가락이 느껴지지 않는다.
온몸을 쥐어짠다.
어깨털기로 어떻게든 추진력을 얻어보려 애를 써보지만
저 멀리 보이는 피니쉬라인은
조금도 가까워지지 않는다.
어지럽다.
크게 소리를 지른다.
I got this
그래도 단 한발자국도 가까워지지 않는다.
발작적인 기침과 함께 잠이 깬다.
끔찍한 악몽이었다.
천식이 너무 심해 일주일동안 단 1km도 달리지 못했다. 2020년에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마라톤 3주 전에 (더 일찍도 말고 더 늦게도 말고) 뛰어야했던 35km를 뛰지 못했다.
기침은 조금 나아졌지만 훈련메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는 불안감이 DNF(출발 후 기권)로 산불 옮겨붙듯 활활 번져간다.
D-11
내 인생에는 일시정지 버튼이 없기 때문에
이 순간에도 시간은 계속 흐른다.
건타임 시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