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함이라는 건

온 세상에서 가장 쓸쓸하지만 가장 진실한 감정인 것.

by 이양고
?src=http%3A%2F%2Fblogfiles.naver.net%2FMjAyNDAzMzFfMiAg%2FMDAxNzExODI1OTY5MzAx.BLf0H0LSX0DpBzI6DVPaaTAIqfljgAeGFvqoQBTZXAIg.dFY4q2Lt8Vg1Dixi7dbcVb7WXYGnP-A5CA6V6iRu0ZIg.JPEG%2FIMG_7489.jpg&type=sc960_832

공허함이라는 건 아무리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 같은 것.


배가 고파서 밥을 먹었는데도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드는 것. 한 그릇, 두 그릇 먹어도 속이 텅 빈 것 같아서 계속 먹게 되는 것. 맛있는 걸 먹어도 입에서만 달고 마음은 여전히 쓸쓸한 것.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뭔가 찾지만 정작 뭘 찾는지 모르는 것. 음식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다른 종류의 배고픔이 있다는 걸 깨닫는 것. 결국 배만 부르고 마음은 여전히 비어있다는 걸 알면서도 또 먹게 되는 것.




?src=https%3A%2F%2Fi.pinimg.com%2F736x%2F93%2F78%2Fe9%2F9378e9193499474b64348397b6bb760e.jpg&type=sc960_832

공허함이라는 건 오랫동안 쥐고 있던 것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 빈 공기였음을 알고 허탈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막상 끝나고 나니 별거 아닌 것 같아서 허무한 것. 꿈꿔왔던 목표를 달성했는데도 "이게 다야?" 하는 생각이 드는 것. 열심히 모아왔던 것들이 갑자기 의미 없어 보이는 것. 주먹을 꽉 쥐고 있었는데 펼쳐보니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허탈한 기분. "그동안 뭘 한 거지?" 하며 지나온 시간들이 아깝게 느껴지는 것.




471077945c93baa583e5e64446b1e0fa.jpg

공허함이라는 건 공허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를 알지 못해

폭식하고 후회하고를 반복하게 되는 것.


왜 이런 기분인지 모르겠어서 일단 뭔가 하게 되는 것. 쇼핑을 하고, 술을 마시고, 드라마를 몰아보고, 게임을 하며 시간을 때우는 것. 그 순간에는 조금 나아진 것 같다가도 끝나면 다시 공허해지는 것. "왜 이러는 거지?" 하며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어서 더 답답한 것.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만 문제가 뭔지도 모르겠는 것. 계속 뭔가로 채우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반복하는 것.





609ba8ec6de62bdd8e71f45abbc07140.jpg

공허함이라는 건 결국 당신이 떠난 자리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라는 걸 알고 홀로 슬퍼하는 것.


한참 후에야 이 허전함의 정체를 깨닫게 되는 것. 그 사람이 있을 때는 몰랐던 그 사람의 존재감을 없어지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 빈 침대, 빈 식탁, 빈 소파에서 그 사람의 부재를 실감하는 것. "아, 그래서 이렇게 허전했구나" 하며 뒤늦게 이해하는 것. 이제 와서 깨달아봤자 돌이킬 수 없다는 현실 앞에서 더 슬퍼지는 것.




0c3e208dcb9296b5c723d6a396952811.jpg

공허함이라는 건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지게 만드는 것.


잠에서 깨는 순간부터 무거운 기분이 몸을 누르는 것. "오늘 뭐 하지?" 하는 생각 자체가 귀찮아지는 것. 할 일은 많은데 의욕이 생기지 않아서 침대에서 계속 뒹굴게 되는 것.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며 시간을 허비하는 것. 하루가 의미 없이 지나가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




?src=http%3A%2F%2Fblogfiles.naver.net%2FMjAyMDEyMTRfMTE2%2FMDAxNjA3ODczMzAyMzU2.nV3y9y3MLWe2YgJ6uWNv5yHOzvQWaPigXTCCX83HF1Eg.I8zUxGPUEbGwqPw8jPGh2uhilvZTayavnrXiymezjBIg.JPEG.sosohan_n%2FJJ_%25287%2529.jpg&type=sc960_832

공허함이라는 건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혼자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


모임에 나가서 웃고 떠들어도 마음 한구석이 비어있는 것. 친구들이 재밌어하는 얘기에도 진심으로 웃을 수가 없는 것. "나만 이상한 건가?" 하며 내 감정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속으로는 공허감이 더 커지는 것. 집에 돌아가면 더 외로워지는 것.




공허함이라는 건 좋아하던 것들이 재미없어지는 것.


평소에 즐겨보던 영화나 드라마도 집중이 안 되는 것. 좋아하던 음악을 들어도 마음에 와닿지 않는 것. 취미생활을 해봐도 예전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없는 것. "내가 원래 이런 걸 좋아했나?" 하며 내 취향까지 의심하게 되는 것. 모든 게 색깔을 잃은 것처럼 무채색으로 보이는 것.




0f1cf3323574867c346448b83894c714.jpg

공허함이라는 건 밤이 되면 더 심해지는 것.


낮에는 그래도 바쁘게 지내면서 잊을 수 있는데 밤에는 피할 곳이 없는 것. 조용한 방에서 혼자 있으면 공허감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잠들기 전 시간이 가장 괴로운 것. TV를 켜놔도 소음일 뿐이고 책을 읽어도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 결국 핸드폰만 들여다보며 새벽까지 버티게 되는 것.





공허함이라는 건 쇼핑을 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


뭔가 사면 기분이 나아질 것 같아서 온라인쇼핑몰을 뒤지게 되는 것.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는 것. 결국 뭔가 주문하고 나서는 "왜 샀지?" 하며 후회하는 것. 택배가 와도 별로 기쁘지 않은 것. 물건으로는 마음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는 것.





공허함이라는 건 과거를 자꾸 되돌아보게 만드는 것.


"그때는 좋았는데" 하며 예전 사진들을 뒤져보게 되는 것.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하고 상상하는 것.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현재의 공허함을 더 크게 만드는 것. 추억에만 의존하게 되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힘을 잃어가는 것.




17cbe84d3b44958bb3c54a46e20ee4cc.jpg

공허함이라는 건 미래에 대해서도 막막하게 만드는 것.


"앞으로 뭘 하며 살아야 하지?"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 계획을 세워봐도 의미가 있을 것 같지 않아서 포기하게 되는 것. 꿈이나 목표가 있었는데도 갑자기 "그래서 뭐?" 하는 생각이 드는 것. 미래가 밝을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아서 불안한 것.





공허함이라는 건 작은 일상들의 소중함을 깨닫게도 해주는 것.


공허할 때야 비로소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는 것. 누군가와 함께 밥 먹는 것, 별것 아닌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이 웃는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것.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는 것.





ddb36119f52a99fd6355eb2587bf2bed.jpg

공허함이라는 건 결국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것.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는 것. 사람은 혼자서는 완성되지 않는다는 진리를 몸으로 체험하게 되는 것. 누군가의 따뜻함, 관심,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 것.





공허함이라는 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채워지기 시작하는 것.


처음에는 어떻게 해도 채워지지 않을 것 같았는데 천천히 회복되는 것.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경험들이 조금씩 빈자리를 메워주는 것. 완전히 예전과 같아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살아갈 만해지는 것.





공허함이라는 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기도 하는 것.


이 감정을 견뎌낸 후에는 작은 행복에도 더 감사할 줄 알게 되는 것.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것. 다른 사람의 외로움이나 슬픔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a2ef0fe36bec6425878fb893ed82c148.jpg

공허함이라는 건 그래서 아프지만 필요한 감정이기도 한 것.


무언가를 잃어봐야 그것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것처럼, 공허함을 느껴봐야 충만함의 의미를 알 수 있는 것. 깊은 어둠을 경험해야 작은 빛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것.




공허함이라는 건 그래서 온 세상에서 가장 쓸쓸하지만 가장 진실한 감정인 것.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