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이야기
글을 쓰기 시작한 지 7개월이 되어간다.
글을 써본 적도 없고, 글을 써볼 생각도 없던 내가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현재 나의 힘든 마음을 글로나마 남기고 싶었다.
누가 볼 것이라 생각하지도 않았고, 이 글이 나에게 큰 위로가 될 거라 기대하지도 않았다.
나 자신을 잘 알기에 1~2주 정도 쓰다가 귀찮아서 중단할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를 위해 책임감 있는 연재를 시작했다.
글쓰기에 대한 첫 발걸음
평소 글 쓰는 걸 좋아하지도 않고, 즐겨하지 않던 내가 글쓰기 붐에 휩쓸려 글쓰기 수업을 듣게 되었다.
단지 책 읽는 걸 좋아해서 참여했지만, 글쓰기 수업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미 자신들만의 책을 준비하고 있었다.
분위기에 압도당하고, 그들의 전문성에 주눅이 들었다.
분명 초급 과정이라 했지만,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 아닌 것 같았다.
2~3주 동안 주제조차 정하지 못하고 헤매다가 결국 2달이 지나도록 글을 쓸 주제가 없었다.
그때 문득 내 이야기를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브런치에서의 첫 도전
내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써 내려갔고, 피드백을 받기 전에 부끄러운 마음에 브런치에 글을 올려보았다.
그러나 브런치는 아무나 글을 올릴 수 있는 곳이 아니었고, 작가가 되어야만 가능했다.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다.
짧은 글 하나를 보냈다가 거절 메일을 받았고, 다시 써놨던 글 세 개를 보내봤는데 이번에는 더 빠르게 승인이 되었다.
그렇게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예상치 못한 반응과 부담감
내 에세이북 첫 화,
"결혼식을 앞둔 1주일, 두 번째 파혼 위기를 마주하다"를 올렸다.
글을 올리고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알람이 계속 울렸다. 이상했다.
조회수가 몇백을 넘었고, 댓글도 달렸다.
그저 그런가 보다 했는데, 오후 4시에 올린 글이 저녁이 되니 조회수가 몇천, 나아가 만을 넘겼다.
남편과 나는 이게 원래 이런 건가, 브런치는 조회수가 잘 나오는 곳인가 하며 웃었다.
처음에는 즐거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막막해졌다.
1~2주 미리 준비해 둔 원고도 바닥이 나고, 연재 날짜가 다가오면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잠시나마 내가 글을 잘 쓴다고 착각했지만, 그 착각은 곧 불안으로 변했다.
사람들이 나의 글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혹시 나의 글이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지 두려웠다.
그러나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쓰기로 다짐했다.
처음의 나를 생각하며, 나를 위해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글쓰기를 통한 나의 재발견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에게 변화가 생겼다.
글을 통해 나를 알게 되었고,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다.
글을 쓰면서 내가 왜 힘들었고, 왜 아팠는지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다.
예전에는 술을 마셔야 겨우 할 수 있었던 말들이 이제는 대수롭지 않게 내 입에서 나왔다.
과거에는 상처였던 일들도 글을 쓰면서 그저 지나간 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글쓰기를 통해 나는 내면의 고통이 단순히 현재의 문제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누적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까지 가장 가까운 남편만 원망하며 미워했지만, 사실 그 모든 것은 나에게서 시작된 것임을 알게 되었다.
16화의 길지 않은 글이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뜨겁고 진한 경험이었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나는 내 안의 상처를 마주하게 되었다.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들이 글을 통해 서서히 드러났고, 나는 그것들을 조금씩 다루어나갔다.
이제는 단순히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닌, 나 자신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과정의 일부로 글을 쓰고 있다.
처음에는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웃음거리가 될까 두려웠지만, 이제는 그 두려움조차 나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글을 쓰면서 나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내가 겪고 있는 감정과 고통이 내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면서, 스스로를 더 이해하고, 위로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우리는 모두 인생의 어느 순간에
“나는 정말 괜찮은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질문을 통해 스스로를 돌보고, 따뜻하게 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이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를 살펴보고, 점차 치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나 자신과의 대화는 때로는 힘들지만, 그 과정을 통해 나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앞으로도 이 글쓰기를 통해 계속 나를 발견하고 성장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