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같은 길을 걷는 당신에게

나는 엄마가 될 수 있을까 - 마지막 이야기

by 베이지


아침, 나는 조용히 피검사를 기다렸다.

2시간 뒤 결과를 들을 생각이었지만, 그보다 먼저 몸은 작은 신호를 보내왔다.
생리가 시작되었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모든 걸 직감했다.


"아, 이번에도 아니구나."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허무하고 마음 깊은 곳까지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어디에 기대어야 할지 몰라, 그저 멍하니 하루를 흘려보냈다.


내 마음 깊은 곳의 질문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내가 정말 원하는 건 '엄마'라는 이름일까?
아니면, 단지 '임신 성공'이라는 결과만을 바라고 있었던 걸까?

언제부턴가 '성공'이 목표가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문득,
진짜 내 마음은 어디 있는지, 나는 잃어버린 것만 같았다.


사랑으로 둘러싸인 나


그 순간, 내 곁에는 사랑하는 남편이 있었다.
그는 내게 말했다.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

다이어트를 하고 싶으면 약도 처방받아서 같이 시작하자.
시험관을 하고 싶으면 함께 준비하자.
어떤 길을 가든, 당신이 먼저야."


말보다 더 따뜻한 눈빛,
그저 내 손을 꼭 잡아주는 그 사람의 온기에서,
나는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걸 깊이 느꼈다.


그리고 병원 선생님도 내게 말했다.

"어떤 선택이든 괜찮습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나는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걸,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이어트를 시작할까?
시험관을 다시 도전할까?
아니면 잠시 모든 걸 내려놓을까?'

머릿속은 여전히 수많은 생각들로 복잡하다.
하지만 아주 조용히, 내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니,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나는 '엄마'라는 꿈을 놓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 꿈을 좇느라 나 자신을 아프게 하고 싶진 않다.
그러니 지금은, 내 몸과 마음을 먼저 돌보자.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당장의 임신'이 아니라
'건강한 나'로서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같은 길을 걷는 당신에게


혹시 당신도 나처럼,
조심스럽게 희망을 품었다가
주저앉은 날이 있었나요?


혹시 당신도
아무렇지 않은 척 하루를 버텨야 했던 날이 있었나요?

그렇다면, 꼭 기억해 주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은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여정은 어떤 결과보다 소중합니다.


다시, 햇살을 향해


나는 아직도 완벽한 답은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알겠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나를 아끼면서,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엄마라는 꿈을 잃지 않되,
그 길을 가는 동안 나 자신을 아프게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지금 여기서
다시 햇살을 향해 걸어가야 하는 이유다.


감정을 함께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당신 역시,
당신만의 빛나는 날을 꼭 만나게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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