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좋았지만 시장은 실망했다
미국 경제 지표를 읽는 이유
CPI 발표에 앞서 코인 시장은 요동친다.
한국 시간 밤 9시 30분.
나는 늘 그 시간만 되면 긴장하게 된다.
롱일까? 숏일까?
한 줄짜리 수치가 나오는 그 몇 초 사이에
나는, 그리고 수많은 투자자들이 울고 웃는다.
그전에는 몰랐다.
경제지표라는 게 이렇게까지 중요한 것인지.
차트만 보고, 감으로 진입하고, 손절하고
그게 투자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지표는 단지 숫자가 아니라, 시장의 방향을 바꾸는 '신호'라는 것.
며칠 전, 2025년 7월 15일.
CPI 발표가 있었다.
발표 직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코인이 일제히 상승했다.
“오, 지표가 좋게 나왔나 보다!”
나도 모르게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3~4분도 지나지 않아, 시장은 다시 하락했다.
처음엔 당황했다.
분명 숫자는 좋게 나왔다는데 왜 떨어지는 걸까?
결국 분석 결과, ‘숫자는 좋았지만 시장이 기대한 수준에는 못 미쳤던 것’이었다.
기대한 만큼 더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
시장에게는 그게 실망이었다.
그날 깨달았다.
시장이라는 존재는 참으로 예민하고, 냉정하고,
무서울 만큼 ‘기대치’에 민감하다는 걸.
미국 경제 지표가 중요한 이유
나는 이제 밤낮없이 경제 일정을 외우고 있다.
며칠 뒤엔 어떤 지표가 발표되고,
그 수치가 어느 정도 나와야 시장이 만족할지
머릿속으로 계산한다.
그리고 더는 한국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기로 했다.
코인 시장은 철저히 미국 자본과 연결되어 있다.
환율, 기준금리, 고용률, 그리고 물가.
모든 기준이 미국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미국 경제 지표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법을 익히는 중이다.
고용이 너무 좋아도, 너무 나빠도 시장은 출렁인다.
고용이 강하면 → 소비 증가 → 물가 상승 압력
→ 연준은 금리 인상을 고려 → 위험자산에는 악재
반대로 고용이 약하면 → 경기 침체 우려 → 또 시장 불안
그래서 고용 지표는 항상 ‘적당한 수준’이 가장 좋다.
물가의 흐름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대표 지표
매달 중순 발표.
예상보다 높으면 인플레 우려,
예상보다 낮으면 금리 인하 기대.
중요한 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시장 기대치와의 간극’이다.
내가 겪었던 7월 15일처럼 말이다.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물가지표
CPI보다 후행 지표지만,
실제 정책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근원(Core) PCE’는 변동성 높은 항목을 제외하고
실질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준다.
우리는 숫자가 좋으면 시장이 무조건 상승할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시장은 늘 ‘기대보다 낫냐 못하냐’를 본다.
그리고 그 기대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민감하게 움직인다.
지표가 발표되기 전엔 숨죽이고,
발표가 나오면 단 몇 분 사이에 온갖 감정이 스친다.
흥분, 기대, 실망, 그리고 후회.
하지만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
나는 조금씩 시장을 읽는 눈을 길러가고 있다.
이제는 한국 뉴스만 보고 투자하던 나에서
미국 경제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는 나로 바뀌고 있다.
차트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트를 움직이게 하는 배경의 논리와 숫자들을 이해할 때
비로소 나는 ‘감’이 아니라 ‘근거 있는 투자자’가 되어간다.
✅ 다음화 예고
4-3. “그렇다면 단기 경제지표만 보며 하루하루의 방향에 흔들려야 할까?
아니다. 시장에는 더 근본적인, 그리고 반복되는 ‘주기’가 있다.
바로 다음 시간에 살펴볼 ‘비트코인의 반감기와 사이클 이론’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