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의 심리: 왜 고점에서 매수할까?
“저걸 먼저 샀더라면…”
오전 9시. 차트가 새로 초기화되는 그 순간, 급등하는 코인 목록을 보면 늘 같은 생각이 든다.
"아, 저걸 미리 샀더라면…"
그 아쉬움이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처럼 따라온다.
최근엔 이더리움과 솔라나가 그 주인공이었다.
몇 날 며칠 미친 듯이 오르길래, 나도 모르게 추격 매수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고용지수 발표라는 변수 앞에서 단 이틀 만에 하락을 맞았다.
차트를 보면 늘 반복된다.
쌀 때는 ‘더 떨어질까 봐’ 무서워서 못 사고, 오르기 시작하면 ‘이제 끝없이 오르겠다’ 싶어 또 산다.
그리고 그 매수는 유독 고점일 때가 많다.
사람 심리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떨어질 땐 공포로 움츠러들고,
오를 땐 놓칠까 봐 불안해한다.
이게 바로 FOMO(Fear Of Missing Out), ‘기회를 놓칠까 두려운 마음’이다.
특히 불장에서는 이 심리가 시장을 더 끌어올린다.
나처럼 몇 번이고 “이번만은 다를 거야”라고 다짐하면서도, 정작 포모를 이기지 못하고 다시 매수하는 것이다.
현재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59.39%로 60% 아래로 내려왔다.
이 수치가 58%대까지 떨어진다면, 시장의 시선이 비트코인보다 알트코인으로 쏠렸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더리움이 전고점을 눈앞에 두고 있고, 메이저 알트코인들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리고 불장의 시그널 중 하나는 ‘이더리움이 오르면 다른 알트코인들이 뒤따라 오른다’는 말이 현실이 된다는 점이다.
요즘은 그 흐름이 그대로 나타난다.
비트는 옆걸음을 걷는데, 알트들이 줄줄이 오르는 장면이 매일 펼쳐진다.
이번 주 미국 7월 CPI 발표는 전년 대비 2.7%로, 예상치 2.8%보다 소폭 낮았다.
시장은 이를 ‘인플레이션 완화’로 해석했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다.
일부에서는 연준이 9월 회의에서 50bp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여기에 이번 주 후반 예정된 PPI, 주간 실업수당 발표, 그리고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시장을 더 자극할 수 있다. 거시 경제 지표가 긍정적으로 흐르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고, 그 불씨가 알트코인 불장을 더 뜨겁게 만든다.
나는 굵직한 경제 일정이 있을 땐 1~2일 전부터 트레이딩을 자제한다.
하지만 불장에서 그 원칙은 무너지기 쉽다. 매일같이 상승하는 차트를 보면, 그 유혹을 참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번에도 ‘이번만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들어갔다가 고점에 물렸다.
글을 쓰는 지금도 그 물림에서 탈출하길 기다리고 있다. 빠르면 오늘, 아니면 며칠 안에 복구되길 바라면서.
뉴스에서 ‘사상 최고가’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면, 오히려 경계해야 한다.
코인 얘기를 안 하던 친구가 매수했다고 말하면, 막바지일 가능성이 높다.
수익률 자랑이 들리면, 익절 타이밍을 고민할 때다.
불장은 화려하지만, 그만큼 위험하다.
진짜 고수는 ‘언제 살까?’보다 ‘언제 안 살까?’를 아는 사람이다.
이번 불장에서도 나는 고점에서 물렸다는 말을 하지 않기를,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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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스테이블 코인, 불장에서 나를 지키는 안전벨트
— 상승장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금 관리 전략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