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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담 Aug 22. 2020

대전 유성의 청년, 황은주 구의원을 만나다 -3

키워드 No. 3 [여성]

소나기가 대차게 쏟아졌던 7월 말, 우리는 첫 번째 여담을 만났다.

그 첫 번째 타자는 바로, 대전 유성구 의회의 황은주 구의원.

황 의원은 대전에서 제일 젊은 기초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이날 인터뷰는 ‘정치’, ‘청년’, ‘여성’, ‘여담’의 네 가지 주제로 진행되었다.

‘여성’ 황은주는 어떤 모습일까.




키워드 No. 3 [여성]


Q. 정치인 황은주와 딸 황은주다른 점이 있나요정치인 황은주에 대한 가족들의 지지는 어땠나요?

A. 별로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처음엔 당연히 걱정하셨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제가 하는 걸 항상 지지해 주시는 편이에요. 제가 하고 싶고 한다고 했을 때 막으신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항상 저의 의사를 존중해 주셔서 그 부분은 되게 운이 좋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집에서 장녀인데, 똑같았던 것 같아요. 제가 딱히 여자라고 해서 심한 차별을 받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명절 때 제사와 관련된 부분이나 집안일을 더 많이 하는 그런 차별은 있었죠. 여자라면 한국 사회에서 모두가 느끼는 그런 것들이요.     

그리고 가끔 부모님 만나서 얘기를 해요. 의정 활동 어떤 걸 했고, 지금 어떤 걸 하고 있다. 그때 부모님이 피드백을 주시기도 해요. 잘한 건 잘했다고 해주시고, 못한 건 못했다고 말씀하시고. 항상 태도는 다정하세요. 태도는 다정하신데 말에 뼈가 있으신 편?       

    

Q. 여성 정치인으로서 정치에 입문하고 활동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A. 정치하겠다고 나선 이후부터는 거의 매 순간이 힘든 것 같아요. 일단은 (다른 의원들에 비해) 나이가 현저하게 젊잖아요. 제가 20대 첫 사회생활로 정치를 하다 보니까. 그래서인지 경험의 부족에서 오는 힘듦이 있더라고요. 나이가 있으신 분들 경우에는 사회생활을 많이 하고 오셨기 때문에 이미 사람도 많이 겪으셨고. 일적으로도 풍파도 겪어보시고. 그걸 해결도 해보시고 이러셨겠죠? 근데 저는 어쨌든 대학 졸업하고 시민단체 활동, 그것도 청년 단체 활동을 하다 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사람을 많이 겪어보지도 않았고. 어른들과 일해 본 적도 많지 않았고. 아직 매 순간이 어려운 것 같아요.


또 여성으로서는.. 이건 정말 할 말이 많네요. 왜냐면 차별이 너무 공기처럼 흐르니까. 그런데 저는 젊은 세대이기 때문에 좀 더 감수성을 가지고 있잖아요. 젠더 감수성, 인권 감수성이 더 예민하고. 또 아무래도 그쪽으로 관심도 많으니까요.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한 세대 차이가 크더라고요. 같은 여성이라고 해도 저희 부모님 세대의 여성과 지금 우리 세대 여성과의 인식 차이는 정말 크거든요. 굉장히 빠르게 변했어요. 저도 이제 만으로 20대 후반인데, 지금의 20대 초반, 10대 후반 분들하고는 또 다르다는 걸 느끼거든요.      


사실 순간순간, 일상이 차별인데 그를 저만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의원이기 때문에, 정치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매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제가 아무리 설명을 한다고 해도 이해를 구할 수 있는 환경은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느끼는 차별은 정치인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20대 여성이면 다들 느끼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도 그게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게 ‘의원’이라는 제 위치인 것 같아요. 20대 여성이 아무리 사회적 지위를 가진다고 해도 젠더 권력에서 차이가 있으니까.      


제가 가장 충격받았던 건 의원이 되고 나서도 성희롱, 성추행이 일상에 존재하더라고요. 되게 충격이었죠. 예를 들면 악수를 해도 그냥 악수하는 게 아니라 쓰다듬고 긁는다든지 하는 불쾌한 스킨십들도 진짜 많고. 그냥 언어적 성희롱도 많고. “피곤해 보여, 밤에 뭐 했나?” 이런 말도 듣고. 너무 많아요. 근데 이걸 저만 느끼는 게 아니라 제 또래의 젊은 여성 의원님들은 다 똑같이 겪더라고요.      

항상 듣는 말은 싸가지 없다, 인사를 잘 안 한다 이런 말들이에요. 정해진 여성의 이미지가 있는 거죠. 웃지 않으면 바로 싸가지 없는 게 되고, 항상 상냥하고 친절한 여성상을 지키길 강요받고. 남성 의원들은 웃음이 없거든요? 그런데 그들은 웃지 않아도 욕먹지 않아요. 저는 웃지 않으면 바로 불친절하다는 얘기를 들어요. 가만히 있으면 “왜 그렇게 빳빳해?” 이런 얘기가 먼저 나오죠. 항상 (더 숙이라고) 인사 각도도 지적받고.

      

Q. 여성 롤 모델 혹은 멘토가 있으신가요

A. 글쎄요. 진짜 롤 모델 생각을 못 해본 것 같아요. 정치권에서 찾기가 쉽지 않네요. 롤 모델이 될 만한 여성 정치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사실 (대학에서) 여자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선배가 없어지잖아요. 항상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취업한 선배들이 와서 강의 해주고 멘토링 해주는데, 그중에 여자는 없는 거예요. 어쩌다가 한 명 있고. 대기업 들어갔다, 시험 합격했다 이렇게 오는 선배들 다 남자더라고요. 사실 학점도 여자 선배들이 훨씬 좋았고. 학교 생활할 때도 여자 선배들이 모범적이었거든요. 그래서 언니들은 어디서 어떻게 사는 건지 되게 궁금해요. 여자 선배들 소식을 못 들었어요. 결혼하면 더욱 못 듣고. 진짜 궁금하긴 하네요, 저도. 행정학과 여자 선배들 어찌 사는지.  

   

그래도 우리 의회 지금 의장님은 여성분이에요. 올해 처음으로 전반기, 후반기 두 분 다 의장이 여성이고, 지금 상임의원장도 다 여성이에요. 저희가 처음으로 성비가 6:6이 됐어요. 근데 사실 성비가 같다는 건 자연스러워야 히잖아요. 그런데 그걸 사람들이 이례적으로 생각하는 거죠. “여기 여자 판이네?”라고 하면서. 그동안 남자들만 있었을 때는 어떻게 남자만 있냐고 한 번도 질문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질문하기 시작하더라고요.     


Q. 황은주 본인은 어떤 여성으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A. 일단 여성을 돕는 여성, 먼저 행동하는 여성이 되고 싶어요. 그래도 저의 존재로 인해서 (문제가)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힘듦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여담에서 만나요!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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