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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틈이 만들어낸 길'
거대한 바위 절벽이 물에 비친다.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한 협곡.
그림자는 깊고, 빛은 선명하다.
어디까지가 실재이고 어디부터가 반영인지 헷갈린다.
마치 가상현실 속을 걷는 기분이다.
이곳은 태국의 한 협곡,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 서면, 익숙한 세계에서 한 발짝 비켜선 느낌이 든다.
낯설지만, 그만큼 또렷한 세계가 펼쳐진다.
한때 나는 부정적인 생각들에 사로잡혀 있었다.
걱정, 불안, 의심. 피하려 할수록 더 깊이 스며들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깨달았다.
흔들리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것을.
협곡의 틈 사이로 흐르는 물결이 잠시 요동쳐도 결국 다시 고요해지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도 그러할 수 있다는 것을.
이곳에서 나는 틈새로 스며든 빛을 보았다.
빛과 어둠 사이에서 우리는 흔들리지만,
결국 어느 방향으로든 나아간다.
바위는 물에 닳아도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다. 부정이 스며들어도, 그 위로 다시 밝은 생각이 차오른다.
때로는 새로운 풍경이 내 안의 굳어진 생각들을 허문다.
익숙함을 벗어나는 순간,
보이지 않던 것들이 선명해진다.
그리고 나는, 한 걸음 더 나아갈 이유를 찾는다.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