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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다른 태국> 진흙의 재발견

태국 페차부리 | 2

by 강라마

페차부리에서의 마지막 출사 일정은 Mangrove Forest Park (สวนป่าชายเลนทูลกระหม่อม)에서 시작되었다.

숲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태어나 처음 본 맹그로브 나무의 독특한 모습에 시선을 빼앗겼다.

진흙과 바닷가에서 자라는 맹그로브는 보자마자 신기함을 자아냈다.

특히, 얽히고설킨 뿌리들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다리 형태로 밖으로 드리워진 모습은 경이로웠다.

이 맹그로브 뿌리들은 염분과 진흙이 많은 해안 토양에서 굳건히 자라며,

물속의 산소를 뿌리 끝으로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마주한 순간, 숲 한가운데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신비로운 기운이 느껴졌다.


숲길은 나무 데크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

햇볕은 따가웠지만 안심하고 맹그로브 숲을 천천히 산책하며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

데크 아래 진흙 속으로는 망둥어들이 폴짝거렸고, 한쪽 집게발만 유난히 큰 농게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을 비롯한 다양한 게류는 맹그로브 숲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일부로,

숲의 뿌리 사이에서 땅을 고루 뒤섞으며 영양 순환을 돕는다고 한다.

이처럼 자연 생태계의 본연의 모습이 생생하게 펼쳐지는 광경은 내게 매우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곳 맹그로브 숲 공원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었다.

태국 마하 짜끄리 시린톤(Maha Chakri Sirindhorn) 공주의 지시에 따라 조성된 환경 교육 및 복원 프로젝트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태국의 해안 생태계를 복원하고 보호하는 숭고한 목적 아래 꾸려진 곳인 만큼, 맹그로브 뿌리와 숲, 그리고 데크 위를 걷는 이 순간은 나에게 단순한 촬영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페차부리_2-2025-07-11-1.JPG 2025.06-07 | Thailand_Phetchaburi | Copyright © llama.foto(Jeong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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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크 끝에는 작고 아담한 해변이 나타났다.

아는 사람만 오는 공간처럼 아주 한적하고 소박한 이곳은,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현지 주민 몇 분이 바위 위에서 따개비를 채취하고 있었고,

그 옆에는 따개비를 딴 부모님을 기다리는 듯한 아이 한 명이 앉아 있었다.

마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자연 속의 일상이 한 폭의 배경처럼 펼쳐지는 풍경이었다.

자연이 만들어낸 구조물과 그 안의 생명들이 한 공간에서 조용히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며, '생태적 조화'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맹그로브 한 뿌리, 작은 게의 움직임, 그리고 인간과 자연이 자연스레 마주한 이 순간이 나에게는 더없이 풍성하고 값진 기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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