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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쌤 May 26. 2023

아이의 마음을 읽어준다는 것


A 학생과 B 학생의 다툼이 있었다.

A 학생이 B 학생과의 말다툼 중에 폭력을 행사하였고 B 아이의 몸에 상처가 났다.

양쪽 부모님께 전화를 하고 상황을 설명하였다.

A 학생의 학부모님께서


"우리 아이가 폭력을 행사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선생님은 우리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어주셨나요?" 




최근 만난 지인이 전해준 경험담이다.

감정과 행동을 분리하여 감정은 공감하고 행동은 훈육하는 것이 맞다.


너의 감정은 이해하지만

네가 친구에게 한 행동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

친구에게 화가 나고 억울하고 속상할 수 있지만

그런 감정이 모두 친구를 다치게 하는 방법으로 나타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A 학생과 B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정리해서 전달했을 때

왜 A 학부모는 교사가 우리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아서라고 생각했을까?

다친 아이의 상태보다 내 아이가 마음이 다치지는 않았을지가 훨씬 중요하셨을 테지.



교실에서 힘들어하는 아이들 중에는 


지나치게 허용적인 양육태도로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다.


집에서는 내가 싫다고 하면 안 해도 되고, 게임이나 룰도 내 위주로 양보 받을 수도 있고


원하는 부분은 많은 부분 이루어졌는데


20명이 넘는 아이들과의 관계 속에서는 늘 그렇게 될 수가 없다.


오히려 내 위주로만 하려는 아이들을 친구들은 불편해한다.


그럴수록 아이는 아이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를 무시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를 듣는 부모님은 더욱 불안해하며 교사에게 상황을 정리해 주기를 부탁한다.


중간 입장에서 정리 가능한 부분들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나조차도 언제까지 그들 사이를 조정해 줄 수 있지 않다.


그럴 때 간곡히, 부모님께 그 손을 잠깐 놓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생각보다 아이 잘 헤쳐나갈 거라고


당장은 부모님께 징징거릴지 몰라도 아이들 사이에 본인이 직접 들어와서


헤쳐나가는 걸 더 늦기 전에 배우게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아이를 존중하는 양육을 하는 것은

아이 위주의 양육이 아닌

아이가 자기 삶에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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