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브래드 맨 이라면 마법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
2개월 전, 아이의 간식을 늘려보려 이런저런 과자를 시도해봤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쭈욱~ 시도 중인데 결론은 단 하나도 늘지 않았다.
녀석 참 입맛 대쪽 같다.
지난주에 프리스쿨에서 쿠킹 타임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를 불어 넣어주려는지 주제는 '진저브레드 맨 쿠키'였다.
계피 맛이 쪼금 나면서 달달한 이 쿠키는 아이도 어른도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쿠키다.
하원 하던 아이의 손에는 자기가 직접 만들어서 구운 쿠키가 2개 지퍼백에 담겨 있었다.
고이고이 모셔 왔던 쿠키를 2호는 먹지 않으려 했다.
뭐, 늘 그랬던 일이니까 안 먹을 수도 있지 싶었다.
나도 달달한 쿠키는 좋아하지만, 일부러 먹을 생각은 없었다.
아이가 만들어 왔으니까 한 입 정도는 먹어도 그 이상은 일부러 잘 먹진 않았다.
2호는 잘 가져온 쿠키를 자기는 먹지 않고, 엄마 먹어보라며 조막만 한 손으로 내게 내밀었다.
도무지 먹지 않을 방법이 없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눈망울을 하고 먹으라고 들이밀면 거부할 수가 없다. 고맙다는 말로 우선 보답하고 한 입 베어 물었는데 생각보다 달지 않고 담백하니 맛있었다. 내 아이가 만들어서가 아니고, 정말 맛있었다.
음~ 맛있다~ 하며 내가 잘 먹으니 그제야 아이는 맛이 궁금해졌나 보다.
다가와서 아주 좁쌀만큼 조금 잘라서 입 안에 넣어 보더니 '음~'하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보다 맛이 괜찮은가 본데? 그래서 내가 한 번 더 먹어볼래? 했더니 조금 더 잘라서 입에 넣고 오물오물하는 것이 아닌가.
그 맛이 좋았던지 아이는 이내 내 손에 들려있는 쿠키를 들고 가버렸다. 자기가 먹겠다며.
그럼 나는??? 줬다가 뺏다니!! 라고 절대 투정 댈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아이가 자신이 만든 쿠키를 즐겁게 먹는 모습이 너무 감사했기 때문이다.
진저브레드 쿠키는 다른 쿠키처럼 촉촉하거나 부드러운 편이 아니다. 특히 홈베이킹 같은 경우는 더 딱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앞니로 조금씩 부숴서 먹고 있었다.
1호가 한 입만 먹어봐도 될까? 라고 물어보는데도 세 번이나 거절해서 내가 부탁했다.
형아 많이 안 먹을 테니 아주 쪼~끔 한 입만 주라고.
그제야 마지못해 내밀더니 정말 아주 쪼끔만 주고 재빨리 자기 입으로 회수해버렸다.
그래서 결국 가져온 2개의 쿠키 중 나와 1호가 나누어 먹은 양, 쿠키 절반만 빼고 나머지 한 개 반을 혼자 모조리 앉은 자리에서 다 먹었다.
그날 너무 맛있었는지 또 먹고 싶다고 난리였다. 1호도 오랜만에 먹은 쿠키인데다 너무 감질나게 맛본 탓에 나보고 또 구우면 안 되겠냐고 몇 번을 물어보았다.
그 성화에 못 이겨 토요일에 저 구석에 처박혀 있던 쿠키 믹스를 꺼내 들었다.
아이들은 손을 씻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달걀을 깨고, 밀가루를 넣고, 버터와 물을 넣은 뒤 내 앞에서 말똥말똥한 눈을 뜨고 반죽이 준비되길 기다렸다.
나는 열심히 반죽해서(웬만하면 아이들이 하게 하고 싶지만, 이 진저브레드 쿠키의 반죽은 너무 가루에서 시작되고 열심히 반죽해야 하나가 된다) 아이들에게 한 덩이씩 나눠주었다.
8살, 5살 꼬맹이들은 작은 손으로 쿠키 반죽을 누르고 밀어서 쿠키 틀로 열심히 찍었다.
아이들이 완성하고 맛있게 구워내니~
두 녀석 다 그날 저녁은 거의 쿠키로 배를 채워버렸다. 뭐, 모자란 섬유질과 단백질은 치즈와 바나나로 채웠으니 그리 나쁘지 않은 저녁이었다.
2호도 자기가 구워서 부드럽다며(자기 것은 특별히 두껍게 만들어서 너무 딱딱하지 않았다)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을 보니 기특하고 또 대견했다.
그래서 드디어 먹는 간식이 늘었나? 싶었는데 다음날 딱 되니 손도 대지 않았다.
딱딱하다며 먹지 않았다.
녀석!!! 대체 언제쯤 먹는 간식이 늘어날지.... 당최 미지수다.
뭐, 그래도 이번에 맛있게 먹었으면 그걸로도 감사하지 싶다.
28.09.2025 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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