燒酎는 燒酒가 아니다.
진하고 독하게 불타올라 검은 재 위에
청초히 맑은 이슬로 떨어진 燒酎다.
한 잔에 취하고
한 잔에 스스로를 속인다.
이 천원 에너지 음료에 아침을 깨우고
엉덩이는 지긋이 백 분을 지탱하고
일 번부터 오 번까지 어느 것일까?
삼선슬리퍼에 회색츄리닝
사람의 격은 갖추었다 착각하고
게으름을 점잖음으로 속이며
의지함을 모른체 한다.
燒酎는 燒酒가 아니다.
독하게 뿜어내는 향기를 날리고서야
잿더미 위에 비로소 인내로 태어난
한 방울 한 방울
그것이 燒酎다.
대학입시 수능 백 일 전
백일주(소주)를 진하게 마시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목표하는 지점까지 다시 한번
마음다짐을 하려고
마셨던 술.
수능 백 일 전 수험생들을 보면서
살면서 부단히 인내해야 했던 순간들.
간절함을 생각하며 써보았습니다.
<위 사진: 수능 백일을 앞두고 보낸 응원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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