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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燒酎)

by 기기도설

燒酎는 燒酒가 아니다.

진하고 독하게 불타올라 검은 재 위에

청초히 맑은 이슬로 떨어진 燒酎다.


한 잔에 취하고

한 잔에 스스로를 속인다.


이 천원 에너지 음료에 아침을 깨우고

엉덩이는 지긋이 백 분을 지탱하고

일 번부터 오 번까지 어느 것일까?


삼선슬리퍼에 회색츄리닝

사람의 격은 갖추었다 착각하고

게으름을 점잖음으로 속이며

의지함을 모른체 한다.


燒酎는 燒酒가 아니다.

독하게 뿜어내는 향기를 날리고서야

잿더미 위에 비로소 인내로 태어난

한 방울 한 방울


그것이 燒酎다.



대학입시 수능 백 일 전
백일주(소주)를 진하게 마시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목표하는 지점까지 다시 한번

마음다짐을 하려고
마셨던 술.

수능 백 일 전 수험생들을 보면서
살면서 부단히 인내해야 했던 순간들.

간절함을 생각하며 써보았습니다.

<위 사진: 수능 백일을 앞두고 보낸 응원 메시지>


[사진: 네이버에서 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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