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네(Udine)
Hooray, Hooray, It‘s a holi-holiday
What a world of fun for everyone, holi-holiday
Hooray, Hooray, It‘s a holi-holiday
Sing a summer song, skip along, holi-holiday
It's holi-holiday
야호~~~~ 방학이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끝나길 기다렸다가 뽀송뽀송 잘 말려진 빨래들을 모두 개고 분류해서 각자의 서랍장에 넣어두면 새벽 2시쯤. 쏟아지는 졸음과 싸우며 집안일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전혀 힘들지 않다. 왜냐하면 동이 트면 방학 시작과 동시에 여행을 떠날 테니까.
유후~~~!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게 여행이지만, 이번 여행은 대략 3개월간의 lockdown이 끝난 직후에 떠나는 거라 더욱 설레고 기대가 되었다
우리가 고심한 끝에 선택한 여행지는 이탈리아 베니스, 바티칸 시국, 친퀘테레를 비롯해 프랑스 서남부 지역과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등등 대략 1달간 자동차로 떠나는 여행이다.
2번의 한국행이 취소되고
떠난 1달간의 유럽 여행
2020년 여름, 코로나 팬데믹이 선포된 상황, 2번의 한국행이 좌절되었다. 7월의 한국행은 하늘길이 막혀서 비행기가 취소되었고, 8월은 해외유입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사람들의 우려도 컸기에 내가 취소했다. 중요한 계획들이 많았는데 모두 취소해야 해서 많이 속상했다.
1차 여행인 베니스와 로마 여행만 가려 했었는데, 한국행이 취소되면서 2차 프랑스 여행과 3차 독일 여행이 이뤄졌다.
지금 쓰는 글은 처음 떠났던 베니스와 로마 여행기이다.
Lockdown으로 꽁꽁 닫혔던 유럽
6월부터 서서히 개방되기 시작.
이탈리아나 프랑스는 유럽 국가 중에서도 코로나 상황이 아주 심각했던 곳이었다. 그렇지만 3개월간의
봉쇄(lockdown) 후 코로나 확진자 수가 감소하면서, 6월 초부터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시작으로 6월 15일엔 이탈리아도 서서히 국경을 개방할 거라는 희소식을 접했다.
애초에 우리의 계획은 루마니아를 비롯해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동유럽 여행이었다. 계획을 변경한 이유는 베니스나 로마 등 유명한 관광지가 지금처럼 한산할 경우는 없을 거란 기대였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베니스나 친퀘테레는 여름이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관광객과 물가 때문에 여행 자체를 엄두도 못 냈던 곳이다. 그런데 이번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EU 국가를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올 수가 없어서 인파에 치일 염려는 없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또한, 3개월간의 lockdown후에 풀어진 상황이니 방역지침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서 지금이 오히려 더 안전하게 여행을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결론적으로 우리에게 이 선택은 행운의 찬스로 다가왔던 여행이었다.
우디네 (Udine)로 가는 길
뮌헨에서 오스트리아 알프스를 통과해서 우디네까지의 거리는 대략 340km이다.
이곳은 관광을 위한 목적지라기보단 베니스를 가기 위해 하루만 묵었다 갈 장소다.
우리는 자동차 여행 시 꼭 2시간마다 멈춰서 잠깐의 휴식을 취해주고, 500km가 넘는 장거리 이동을 할 땐 중간지점에서 하루 묵고 가는 일정을 짜는 편이다. 이는 안전운전 수칙에 나오는 중요사항이기도 하고 장시간 혼자서 운전해야 하는 남편의 피로도를 줄여주기 위해서다.
“고속도로로 갈까? 국도로 갈까? 소요시간은 비슷해”
“그럼 당연히 국도로 가야지”
우리가 사는 뮌헨에서 이탈리아 우디네(Udine)까지 가는 여러 경로 중에서 어느 경로를 선택할지를 물어본다. 여행을 좋아하는 남편은 우리의 취향과 선호도를 반영해서 모든 여행 계획과 예약을 혼자 도맡아 하는 편이다. 가끔은 그 계획이 마음에 안 든다며 불평을 부리기도 하지만 늘 고마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
우리의 만장일치로 선택된 경로는 오스트리아에서 알프스를 넘을 때 Plöckenpass (플뢰큰파스)를 거쳐야 하는 국도였다. 해발 1,357m의 알프스를 넘어가는 동안, hairpin turn이라고 불리는 꼬부랑 고갯길을 무려 45개나 오르락내리락하며 가야 하는 길이었다. 상당히 어지러울 수도 있고 운전하는 게 불편할 수도 있는 길이었지만 절경만큼은 너무도 훌륭해서 매 굽이굽이 넘을 때마다 펼쳐지는 절경에 환호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여름철의 이탈리아는 해외뿐 아니라 유럽 내에서도 인기 최고인 관광지이다. 최고의 성수기인 여름, 여느 때라면 도로는 엄청나게 밀리고 휴게소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할 텐데, 우리가 여행을 떠난 6월말은 관광버스도 운행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고 EU 국가 외엔 입국할 수도 없었다. EU 국가 중에서도 입국 금지국이 꽤 있는 상황이었으며, 입국 허용국 중에서도 아직 방학을 하지 않은 곳이 많아서 그냥 텅 빈 그 자체였다.
몇 년 전에도 이탈리아를 6월에 온 적이 있었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 이용료로 2유로를 지불해야 했었다. 이탈리아는 화장실 이용료가 없는데, 최고 성수기인 여름이라 완전 바가지요금이었다. 그랬던 곳이 이번에는 휴게소 건물 안에 손님이 없다. 모두 필요한 용무만 보고 음식은 받아서 밖으로 나갔다. 코로나 이후 첫 개방이라 우리도 그랬지만, 몇몇 안되는 다른 사람들도 모두 긴장한 모습이었다. 서로 얼굴도 마주하려 하지 않았고 휴게실 문은 팔꿈치로 열었다. 삭막 그 자체였지만 그런 모습들이 오히려 안도감을 주는 아이로니컬한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