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로마여행
Deserted Rome. Empty everywhere.
Spanish steps, piazza Navarro, Vatican, Coloseum and Forum.
So relaxed to walk around.
사람들은 피렌체보다 볼거리가 많은 로마가 좋았다고 했다. 그런 곳은 오히려 부담스러워 난 피렌체가 더 좋았다.
8년 전 첫 로마 여행을 준비할 때,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말은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다.
지인들이 풀어놓는 이야기보따리 속에 소매치기 경험담은 빠지지 않았다.
조심, 또 조심.
첫 로마 여행은 긴장 속에서 이뤄졌었다.
큰아이는 7살, 작은아이는 4살이었다. 대중교통 이용 시 소매치기를 가장 많이 당한다고 해서 바티칸 궁정 갈 때를 제외하고는 전부 걸어서 이동했었다. 여행 시 휴대용 유모차를 가지고 다녔기 때문에 아이들도 걷는 데는 큰 문제없었다. 가끔은 서로 앉겠다며 다투기도 했고 어떨 때는 서로 앉지 않겠다고 다투기도 했다. 때로는 큰 아이가 먼저 앉고 작은 아이를 자기 무릎에 앉히기도 하면서 장거리 여행에 나름대로 적응해 가는 듯했다.
그때 우리 호텔은 대사관이 많은 동네에 있었는데, 경찰이 24시간 순찰을 하니 치안은 아주 좋았다. 밤새도록 도로변 공용 주차장에 주차를 해둬도 별 탈 없었고 주차비도 절약됐다. 우려와 달리 첫 로마 여행은 별 탈 없이 무사히 끝낼 수 있었지만, 인기 명소에서 겪는 치열한 자리싸움은 피할 수 없었다.
인파에 밀려 근처에는 가보지도 못했던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옴짝달싹도 못 한 채 천정만 열심히 두리번거리다 발견한 '아담의 창조',
영화 '로마의 휴일'같은 여유는 고사하고 사진 찍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했던 트레비 분수 등.
우리의 첫 로마 여행은 좋았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는 여행이었다.
그 이후 한 번 더 로마에 왔었고 이번이 3번째였다. 코로나 때문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요즘,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더불어 지금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언덕 위의 호텔
로마에도 이렇게 높은 언덕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서울의 남산 높이 정도 되려나?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로마에는 언덕이 7개나 있다고 했다. 그 중의 한 언덕 위에 우리 호텔이 있었다.
호텔 면적이 꽤 넓었다. 넓은 로비에는 각종 예술 작품들이 빼곡히 있어서 마치 박물관 같았다. 리조트답게 수영장도 여러 개가 있었고 코로나로 인해 멀리 갈 수 없는 로마 시민들이 호캉스를 즐기러 온 거 같았다. 언덕 위의 호텔이라 로마 시내가 한눈에 들어와서 좋았다.
이곳 역시 코로나 방역지침으로 아침 식사는 예약해야 했고 뷔페는 사라졌다. 자리 잡고 음식 주문해서 나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이곳 역시, 직원들이 새로 바뀐 시스템에 적응이 안되는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보였다. 면적당 인원 제한으로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데, 많은 직원이 수당이 나오는 재택근무를 선호하여 직원이 없어서 그렇다고도 했다.
지난번 로마에서 머물렀던 호텔보다 좀 더 비싸고 시내와 동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으로 정한 건 순전히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었다.
라운지를 이용하게 되면 티타임과 저녁식사에 와인까지 해결이 된다. 이래저래 따져보니 호텔비는 좀 더 비싸도 이곳을 이용하는 게 더 절약된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시내 호텔은 예전에 묵어봤으니 새로운 곳에 묵어 보고 싶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나름 고심하며 이곳을 선택했건만 체크인을 하고 나서야 호텔 라운지 이용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알았다. 호텔 라운지는 오후 6시까지만 개방한다고 했다. 예전과 달리 이곳도 매번 주문해야 해서 불편했다. 호텔 근처에 식당도 없어서 저녁식사를 해결하는 것도 하나의 고심 거리가 되었다.
이런 점을 미리 알려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진작에 이런 줄 알았다면 예전에 묵었던 호텔을 이용했을 것이다. 거기도 정말 좋았었는데... 지금에 와서 어찌하랴! 그냥 최대한 즐기자!며 주문을 거는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