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려는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물음이 채 풀리기도 전에 하늘은 청명합니다.
밤 공기도 제법 이 전의 그것처럼 선선하게 몸을 휘감네요. 걸음 걸이는 여전합니다.
의미를 두어도 쉬이 고쳐지지 않는 모양새를 두고 매일 다그치는 일은 그만두었습니다.
사람들은 간혹 혀끌을 차더군요. 저는 이 전처럼 베시시 웃고 맙니다.
잎새가 트는 계절의 기운처럼 거리에도 생명이 싹트는 듯 합니다.
사람들은 어느새 행색을 갖추고는, 흔한 구색을 따라 바지런히 움직입니다.
여전한건지 터무니 없는 건지 이제는 묻지 않습니다.
눈인사보다 가지런한 매무새가 유행이 되었거든요. 그 어렵던 시간들은
고작 조금만 목에 힘을 주어 자세를 갖추면 몇 걸음이나 편해집니다. 유난히 푸르고 맑간 밤하늘을 눈에 담고는 이내 서글퍼지네요.
이제 누구도 거리의 밤하늘을 음미하지 않습니다.
유난히 혹독한 계절입니다.
언젠가의 거리를 떠올립니다. 모든 것이 살아넘치던 시간들을 말입니다.
어쩌면 영원히 피할 수 없는 불멸 앞에서 결결이 층을 이룬 그림자를 따라
걸음을 옮겨봅니다.
하얀 벚꽃잎이 흐드러집니다.
미세한 떨림도 곧 나아지겠지요.
안녕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