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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Q 10화

K(케이)

by Letter B


그녀는 서툴다.

그녀가 아는지 모르겠지만, 이 세계에서 그녀의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움직임은,

제 다리로 한 걸음 내딛기도 어렵다. 나는 그것을 뻔히 알면서도 똑같은 시비를 걸어본다.

시비에는 꼭 나쁜 것만이 있는 게 아니다.


예를 들면 이따금 툭 한번 건드려야 이야기가 시작되듯이,

음. 그렇게.


그런 것들에 집중해야 한다.

일단 시비라는 것이 시작되면 그녀는 움직여야 한다.

나는 쫓을 것이고, 그 밖으로는 답안지가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

저, 저

뚱한 표정으로는 아무것도 될리 없다.


낯설고 두려울 것이다. 처음 보는 것들에, 겪는 일들에 아마도 곧기만한,

그 허여 멀거한 언어로는 조잡하고 번거로운 셈에 영영 뜬 눈을 치켜세우게 될 것이다.


그래, 거기서 춤.

늘 그 어정쩡한 태도로 놓치고 마는 춤.

그리고 아마 같은 자리에서 그녀는 또 놓치고 말게 될 것이다.

박수갈채 따위는 기대도 안 하겠지.


그리고 나는 이 즈음에서 본 적 없는 인사를 건넬 것이다.

모처럼 발견한 꽤 쓸모있는 문장들에 대해 꽤 쓸만한 예우를 갖출 참이다.

- 우리는 실수를 아름답게 게워내고 있지 못하다.


자, 그럼 그녀가 가르친대로 움직이는지 눈여겨 볼 시간.


- 케이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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