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와 싸우는 사람들

about K

by Letter B






그 언어가 그렇게 알아듣기 어려웠던 가요?


그들이 나타나면 슬리퍼, 슬리퍼를 준비하세요.

그리고 걸을 땐 팔(八)자를 그리는 겁니다. 이런 건 예의라구요.

그래도 두렵다면 신고 있던 것의 한 짝을 바닥으로 던져 보세요.

아, 태도는 그게 좋겠어요. 그 눈빛. 그 정도가 좋겠네요.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들은 그렇게 나타났다. 거리를 누비는 것에 그마마한 목적성을 두고 있다는 것에 한사코 손사레를 치며 그런 일은 없다고 하는 그들은 늘 그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니까 종을 분류하고 시간과 때를 나누는 일에 의미를 깊이 두지 말라는 말을 전해봤자, 그들은 기어코 걸음을 옮길 것이다.


이제와 고백하자면 그 시간들이 무척이나 싫었다.

그들의 존재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을 두고 말이다.

그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 거룩한 시간들을 맞이할 수 있었을까.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 한결같은 답안을 가지고 말이다.


정상적인 반응에 대해 고민해 본 적 있으세요?


벤치에는 각양각색의 표정을 한 이들이 공허한 시선으로 대기합니다.

아아 -

열심히 전쟁에 참여한 이들이라고 합니다.

흔적도 없이 빈 몸으로 동참하여도 무엇이 그리 화를 돋구는지.


저의 뒤로는 수 없이 많은 가지가 뻗어 있는데, 사람들은 여전히 분주합니다.

게다가 방대한 이해 관계가 얽힌 불필요한 것들을 잔뜩 알아버렸는데, 무게는 줄어들 수 있을까요?

거룩한 사고가 달라지지 않는 한 많은 희생이 있다고 한들 기대란 허울인지도 모르겠네요. 짐을 이고 걷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자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어느 새 이렇게 줄어 들었습니다.


견디는 이들과 그러한 과정을 즐기는 오타쿠들이 줄을 지어 대기하고 있다.


낯선 숲에 도래했음을 알리는 이국의 빛이다.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의 시간이 닿으면 나는 여지없이 두렵고 설렌다.


직종 불문의 일면식없는 사람들과 승부를 겨루는 일을 설명하고자 한다.

룰은 없다. 경계선이 모호한 선을 그리는 일에 대해 떠올려 본 적 있는가.

나는 이 일을 떠올릴 땐, 흔한 농부의 결실을 떠올린다.

잘 여문 제철 과일을 베어무는 맛의 쾌감은 그것으로부터 나온다.

손에 쥔 패를 어떻게 드러내느냐의 질문.


그 짜릿한 향연을 두고 타인과 공유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이 세계의 묘미라면 묘미다.

그 은밀하고 화려한 수세를 탐하는 것은 고독한 이기를 자처하는 것과 같다.

성장을 묻는 것은 불안을 떠안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이 기묘한 재미를 놓지 못하겠다면 군더더기없는 수담을 견디는 것이 또 그 수이다.

온갖 탐욕을 떠안고도 담백한 승부다.

철저하게 무장한 오타쿠들의 향연이란 것일까.

그리고 나는 여전히 초보자 선상에 서 있다.


저기 고약함을 품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쿱쿱한 냄새가 서성인다.

아무래도 잘못 찾아온 모양이다.


일상을 살아내는 우리에게 이와같은 삶의 풍미가 없다면 그것은 거짓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 어려운 과정을 즐겁게 게임으로 풀어나가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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