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사의 변론

by Letter B





거 아무 능력도 없다는 말이요?

숨 고르기도 힘든데 능력은 무슨.



사람들은 진귀한 물건이라도 발견한 듯 물었다.

손만 들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힘인데 아무런 태도도 취하지 않고 걷는 것이 그리 신기했는지도 모른다.

걔 중의 몇은 감추어둔 것이 있는지 시험이라도 하듯 필요 이상으로 힘을 남용하기도 했다. 나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자세히 모르는 것들이었다.


그저 손만 들면 저 오래된 관습이 무너진다니. 규율도 규칙도 없는 이기에 기댄 행동으로 얻어낸 결과라고 하기엔 만화 영화에서나 볼 법한 광경이였다. 박해라고 해도 아주 작은 흠짓에 불과한데 생명이 달린 일이 아니고서야 저렇게 남용해도 아무런 탈이 나지 않는다니. 그것은 일종의 박해와 다를바 없었다. 박해를 견디기 어려웠다고 한다. 규칙도 근거도 없었다. 그것은 순리와도 같았다. 그들은 일말의 반항심없이 결과에 순응하고 있었다. 나는 어둠이 내려 앉으면 아무런 태도도 취하지 않은 것을 두고 꽤 오래 시달려야 했다. 눈을 부릅뜨고 말이다.


무서운 것을 보면 도망가는 것이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손에 호랑이의 가죽도 벗겨낼 수 있는 칼자루를 쥐어준다면 사람들은 대게 머물러 있게 된다. 머물러 있다는 것은 때론 고인물과 같다. 대량 생산된 고인물을 방치한다는 사실을 사회가 모를 리 없었다.


사람들은 지니지 못한 것에 열광했다. 그것은 일종의 갈망과도 같았다. 손 쉽게 이룰 수 있는 갈망은 또 다른 고인물이었다. 기울어진 방향은 달라질리 없었다. 왜 멈추어 서지 않는 걸까. 걸음을 옮기는 이는 말이 없다. 나는 그저 성장했다는 이유로 가만히 바라 볼 뿐이었다. 그것은 일종의 박해와 다를 바 없이 여겨졌다. 사람들은 더이상 힘을 두려워 하지 않았다. 그러한 사실은 참말이지 놀라운 결말이었다.


인간과 어우러져 살아가던 무속인은 삶을 잃었다.

그렇게까지 권위를 무너뜨리는 까닭이 궁금해졌다.


모두가 한 마음이었소. 삶에 마땅히 적응하고 순응한 이들은 모두 패배했소.

그리고 여전히 걸음을 옮기고 있는 이들이오.


사라진 것들을 두고 이야기할 때 나는 성장대신 이기(利己)라는 단어를 택했다. 실로 그러하였다.

나는 몇 해를 돌고 돌다 아무개로 불리우며 견뎌내는 쪽을 택했다. 모든 의문들에 대해서 답을 구하는 것이 사람이 아니었던가. 본디 자신의 질문이 아니었다고 하여도 세어나오는 질문들에 본의 아니게 답을 구하다 휘청이는 몸뚱아리를 바라본다.



거 아무 능력도 없다는 말이요?

숨 고르기도 힘든데 능력은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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