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책을 샀다. 유튜버 할미언니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30대에 노후준비를 하고 있는 할미언니. 20대에 22개국 나라를 여행하면서 1억을 모았다고 한다. 결혼도 온갖 거 다 생략하고 필요한 것만 하며 신혼여행은 주식 배당금으로 다녀왔다고 한다. 자투리 돈이 생기면 ETF 쇼핑을 한다는 할미언니.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책이 나왔다고 해서 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책이 그리 두꺼운 편은 아니라 수월하게 읽었다.
지금 노후준비를 왜 해?
내가 주변 사람들한테 많이 듣는 말이다. 노후를 위해 노후준비하며 열심히 산다고 하면 내 또래의 친구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30대에 노후준비라고? 너무 미래를 사는 거 아니야? 아직 멀었는데>라고 말한다. 할미언니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의 말이 너무나도 이해가 갔다.
노후준비라는 것이 멀었다고 생각하지만 20-30대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나의 40-50대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남편과 나의 노후자금을 계산한 것을 보면 남편 은퇴 후 우리가 90까지 살아간다고 했을 때 우리 집은 노후자금이 18억 2천만 원이 필요하다. 매년 해외여행 이런 거 제외하고, 먹고 싶은 거 먹고 취미생활 조금씩 즐기며 살아간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나와 남편은 지금 우리의 노후를 위해 준비하며 살아가고 있고 그게 맞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멀었다 생각하지만 멀지 않았다. 남편의 회사 상사분 얘기를 들을 때면 우리 남편도 15년 뒤엔 저렇게 회사에서 희망퇴직해서 알아서 나가길 바라겠구나 싶다. 50대라는 게 금방 올 것이다. 나는 30대 초반, 남편은 30대 중반이고 곧 40대가 올 것이다. 그 40대도 어쩌면 후루룩 가버릴지도 모른다.
세이노의 가르침 여자 버전 같았다. 말을 아주 거침없이 한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하다는 저자, 오늘 모은 돈은 내 노후에 쓸 돈이라고 생각하면서 매일매일이 기대된다고 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어떨까? 생각해 봤다.
20대 때 나는 나의 삶에서 행복이라는 게 그려지지 않았다. 나이만 먹는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30대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 30대엔 더 암울할 것 같았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20대 중후반을 악착같이 살고 나니, 30대인 지금도 열심히 살아가며 이렇게 사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고 20대 때보다는 조금은 여유로워졌다.
그리고 지금 나의 30대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또 40대가 다르겠구나 싶다.
결혼 5년 차 10년 차가 달라질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20-30대엔 어떻게든 친구들과 사는 게 똑같아 보일 수 있지만 40-50대엔 20-30대를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그에 맞게 주변 관계도 달라질 것이라고. 우리는 내년이면 결혼 5년 차에 접어든다. 5년 동안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을까...?라고 생각할 때 나름 웃으며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남편과 약속을 한 게 있다. 결혼 10년 차가 되는 때 우리가 모으자 하는 금액을 달성했을 때 아이와 함께 스위스 여행을 가자고 말이다.
나의 가장 친한 투자친구는 남편
나의 가장 친한 투자 친구는 남편이다. 남녀로 봤을 때 우리는 성격이 매우 다르고 싸우기도 하지만, 경제적인 가치관을 보았을 때는 정말... 잘 맞는 우리다. 내 곁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남편이고 남편과 경제적인 이야기를 마음껏 할 때가 재밌고 신난다. 남편은 열심히 벌고 나는 열심히 모으고 절약한다. 매일 하루가 쌓이다 보면 어느새 우리의 자산도 쌓일 거라 생각하며 오늘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