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와 둘째는 모두 온갖 집안의 물건들을 거실로 다 꺼내어 놓고 각종 놀이를 하는 것에선수입니다. 잠깐이라도 아빠와 엄마의 감시(?)의 시선이 느슨해지면 거실은 벼룩시장으로 변해버립니다. 그리고 당연히 놀이가 끝난 후 정리는 온전히 아빠나 엄마의 몫이 됩니다. 처음 몇 번은 그냥 말없이 정리를 해주었지만,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니 절로 잔소리가 나옵니다. 잔소리는 점점 화를 내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특히 주말, 휴일이나 엄마가 없는 날이면 이런 일은 정점을 찍게 되지요.
학교에서 복도를 지날 때 소리들이 들립니다.
교실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소리들이죠. 때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선생님의 위트 있는 멘트도 들려오지만, 살짝 왜 저러나 싶은 고함 소리도 들리고, 이런 말을 아이들 앞에서 해도 되나 싶은 협박성 멘트도 들려옵니다. 물론 교감으로 듣지 못한 척하며지나가지요. 교무실에 와서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왜 그렇게 고함을 쳤을까 하고...
누구나 화를 내는 일을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참다 참다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하면서 화를 내기도 하고, 날 보자기로 보나 하면서 소리 한번 지르기도 하고, 나만 억울한 것 같아 누군가를 쏘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화냄'의 효과는 그리 좋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저 이후에 남은 것은 후회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괜히 그랬어하면서 말이죠.
for man's anger does not bring about the righteous life that God desires
인간의 화냄은 하나님의 원하는 공의로운 삶은 가져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야고보서 1:20, 감히 번역을...)
하나님은공의로움을 이루기 위하여 인간의 화냄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생각해 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이게 무슨 말씀인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삶을 떠올리며그 발자취를 되짚어 봅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마음속으로 잠시만 들어가려고 한다면 지금의 나의 '화', 나의 '억울함', 나의 '답답함'은 너무 사소한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분도 참으셨는데, 그분도 화가 나셨을 텐데, 그분도 억울하셨을 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