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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成長) 필드

주간 회고 (12): 11.19 - 11.25

by 제이미 Dec 03. 2024

1.

막내 팀원 2명과 점심을 같이 먹었다. 맡은 일을 지나치게 성실하게 하는 친구들이라 밥 한 번 사주고 싶었다. 업무 이야기 외에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애써 일상다반사를 꺼내 보지만 영 어색하다. 대화가 길게는 이어지지 않기도 했다. 그냥 편하게 얘기해도 될 터인데 유독 팀원들과의 시간에서는 침묵의 순간을 잘 참지 못한다. 그래서 말을 많이 하다 보니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기도 한다. 일에 대한 의미와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주니어들의 모습이 유독 눈에 띄었다. 정답은 없으니 스스로를 돌아보고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본인이 원하는 것에 집중해 보라고 얘기해 주었다. 물론 나도 아직 그러고 있다고 덧붙였다.


2.

시댁 제사가 마침 주말이라 강릉에 다녀왔다. 대부분의 준비는 어머님께서 하시지만 그래도 보조 인력이 있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임을 알기에 핑계를 대기보다는 일단 간다. "간단하게 해" 늘 쉬운 남자들의 말. 본인들의 존재가 딱히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으니 각자 자기 할 일만 하는 모습이다. 이 세상에 모든 아버님, 남편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그래도 그냥 옆에 있어야 한다고요” 아니나 다를까 남편이 다음날 아침 낚시를 할 계획이었는데 낚싯대를 가져오지 않아 강릉에 낚시인에게 빌리러 간다고 한다. 열불이 난다. "굳이 낚싯대까지 빌려가며 해야 해?" 티격태격하다 남편은 포기한 채 낮잠을 잤고 그 모습에 마음이 불편했던 나도 미안함을 표하며 손을 내민다. 비록 사과는 내 감정 위주의 설명이었지만 먼저 사과하는 법을 몰랐던 내가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3.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풋살 대회. 1년여 만에 나가는 대회라 긴장도 되고 얼마나 잘할 수 있을까 설레기도 했다. 코치님께서 알려주신 전략, 전술을 열심히 외워 연습하고 대회에 나섰다. 최종 결과는 3위. 개인적으로 아쉬운 플레이야 밤새도 모자라지만 소기의 성과는있었다. 대회 때마다 득점이 없었는데 10골 정도를 넣었고 여러 멤버들이 골고루 득점에 성공했다. 준결승에서 비매너 팀을 만나는 바람에 일부 멤버들이 다치기도 했지만 '비매너'팀을 만난 것조차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성장(成長): 이룰 성, 어른 장 / 일, 사건을 통해 어떤 어른이 되었는가?

페어플레이 하자. 한 발 더 뛰자.


4.

리더가 된 지 5년 차. 인사 평가와 피드백에 대한 주제로 평가자 교육을 받았다. 처음 리더가 되었을 때 읽었던 책 '팀장의 탄생'이 사전 도서로 제공되었는데, 4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어보니 '피드백'에 대한 내용이 특히 와닿았다. 당시와는 다른 관점으로 책의 의미를 다시 발견하게 된 것이다. 좋은 피드백의 본질은 신뢰,인간적 교감, 기대치 설정, 충분한 소통에 있다. 단순히 평가적 피드백을 넘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자세가 중요하며, 구성원이 지지받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정기적이고 진솔한 피드백 교환이 핵심이다.


외부 강사의 강의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개념은 '공정 = 수용성'이다. 공정함에 대한 기존의 관점, 즉 객관적기준을 따르는 것을 넘어 평가받는 사람이 그 결과를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접근 방식은 매우 혁신적이었다. 결과의 정당성이 수혜자의 인식에서 완성된다는 점에서 이는 깊은 심리적, 인간적 통찰이었다.

조직 내 평가와 피드백은 단순한 결과 전달을 넘어 구성원의 신뢰와 동기를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과를 수용할 수 없는 구성원은 신뢰를 잃고 의욕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결과에 공감하고 정당성을 느낀다면 구성원은 더 적극적으로 변화에 참여하고 성장할 수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명확하다. 팀원들이 구체적인 다음 실행 단계를 명확히 할 수 있는 피드백을 제공하고, 행동의 변화를 돕고 그 변화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팀원이 진정으로 지지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접근하겠다. 특히 팀원의 강점과 역량을 극대화하고 확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대화하겠다. 교정적 피드백보다는 잘한 점을 인정하고 응원하는 지지적 피드백의 비중을 높일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팀원 개개인과 조직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평가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이는 단순한 평가 제도를 넘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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