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동 일기29
아이와 병원에 갔는데
입구에서 한 할머니가 정복을 입고 안내를 하고 있었다.
머리 희끗희끗한 할머니가 깔끔하게 정복을 입고 안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더구나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친절한 멘트까지 날리니 더욱 좋아보였다.
검사 때문에 병원 이곳저곳을 갈 때마다
할머니는 늘 인자한 인상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그런데 진료를 마치고 다음 예약을 잡기 위해 간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
그 할머니가 아이에게 무언가를 슬쩍 건넸다.
교회 이름이 적힌 작은 물티슈였다.
잠깐의 친절이 저 티슈를 전하기 위한 빌드업이었다고 생각하니 조금 마음이 짠했다.
나는 오랫동안 기독교에 머물렀다.
내 생각에 성경은 딱 두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건 확인이 어렵다.
결국 성경의 진리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한마디 말로 수렴된다.
교회가 해야할 유일한 일은
이를 실천하는 것이다.
그러면 교회 홍보는 저절로 되고 물티슈를 나누어주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오늘날 교회의 설교가 길어지거나 광고가 늘어난다면
이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경의 핵심 명령을 실천하기 싫기 때문이다.
#이웃#사랑#교회#기독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