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기 쉽지 않다.
돈을 벌고 싶단 생각에 20살이 되자마자 아르바이트를 했고, 돈 번은 용돈으로 쓰며 모으기 시작했다.
이유는 왜 그런지 모르겠다.
빠르게 돈을 모으기 위해선 부모님에게서 용돈을 받는 것이 솔직히 이득이었다. 그런데 나는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는 것을 굉장히 꺼렸다.
이유를 떠올리면 부모님이 돈을 어떻게 벌고 모았는지 그 과정을 알고 있었기에, 20살 이후로 돈을 달라고 말하기 어려웠던 건 같다. 덕분에 대학교를 다닐 땐 등록금을 제외하고 용돈과 기숙사비 등 웬만한 돈들은 내가 번 돈으로 냈다.
그리고 대학교 기간과 사업 및 취업 준비 기간을 합쳐 6년 동안 다양한 일을 했었는데, 누구나 아는 아르바이트도 있고, 특이한 아르바이트도 했었다.
1. 편의점
당시 6개월 정도 일을 했었는데, 아파트 상가에 있는 세븐일레븐 에서 주말 근무를 했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알바 사이트를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대부분 최저 시급으로 지급한다. 돈을 더 벌고 싶다면 야간에 일을 하는 것이 좋다.
일은 물건이 들어오면 정리하고, 셋팅해 놓은 물건이 빠지면 넣어놓고, 음식들의 폐기 시간이 되면 따로 빼놓는 등 익숙해지면 무난하게 할 수 있다.
어려웠던 건 상재를 맞추는 것 이었다. 일이 끝나기 10분 전쯤에 다음 알바와 교대 할 때 카운터의 돈과 포스기의 금액이 맞아야 한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500원까지는 넘어 갔었고, 그 이상의 금액이 비게 되면 사장님에게 연락했었다.
편의점 일을 할 때 가장 힘들다고 말하는 것 중에 하나가 진상 손님과의 만남인데, 다행히 만난 적이 없다.
2. 카페
대학교 다닐 때 주변의 카페로,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닌 개인 카페였다.
사장님이 좋은 재질의 원두를 사용한 덕분에 커피 맛이 진짜 좋았다.
근처 직장인들이 식사 시간이 되면 몰리기도 하지만, 오후에는 한적해서 수업 끝나고 저녁 먹기 전까지 그 곳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이렇게 여러 번 다니면서 사장님과 친해졌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오후에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에 다니느라 종종 자리를 비울 때가 있었다.
그 시간이 하루 3시간 였고, 사장님이 혼자 운영하는 카페라 매주 공고를 올려 사람을 구하기엔 애매모호 했다. 근데 마침 그 날짜와 시간에 맞춰 올 수 있는 알바생이 사장님 눈에 띄였다.
덕분에 사장님이 병원 가야 하는 날짜와 시간에 내가 카페 일을 하기로 했다.
레시피가 있어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았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한꺼번에 오면 정신 없이 일을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웬만하면 그 시간에는 20, 30분에 한 명 정도 사람이 오는 오후 시간대라 힘들지 않게 일했다.
이 카페 일은 1년 정도 했었는데 사장님의 부모님 병원 진료가 끝날 시기였고, 나도 좀 더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그만 두게 되었다.
3. 전단지 알바
전단지 알바는 구하는 공고를 길거리에 다니다보면 볼 수 있었다.
궁금해서 지원해서 했었는데 1장만 10원씩 받는 구조였다.
일단 가게에서 미리 전단지에 테이프 작업을 하거나 관련 책자를 가지고 아파트 단지로 이동한다.
그리고 돌아다니며 각 문에 전단지를 붙이는 것이는데, 운동할 겸 했기 때문에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4. 책방 알바
이 책방은 초등학교 때부터 다녔었는데, 처음에는 만화책을 보다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판타지 무협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당시 만화책이 300원이었고, 소설책이 700원이었다. 그리고 사장님과 친해 소설을 많이 빌려갈 경우 대여 기간을 늘려주기도 하고, 연체료도 그냥 넘어가주기도 했다.
사장님이 내게 배려해 줄 수 있던 이유는 내가 이 책방의 큰 손이었다.
나중에 집 앞에 책방이 문을 닫기 1년 전에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쓴 금액을 살펴보니 10년 넘게 천만원 가까이 썼었다. 거의 책방이 처음 생겼을 무렵 다녔고, 사장님도 한 번도 바뀌지 않았으니 확실하다.
다른 애들이 PC방 가서 게임할 때, 나는 책방에 돈을 쏟았다.
그런데 재밌던 사실은 나보다 더한 아저씨가 한 명 있었고, 내가 쓴 금액의 2배를 썼다. 나중에 알아보니 이 아저씨는 처음부터 소설책 위주로 대여했었다.
평일에는 사장님이 운영하고,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터라 내가 지원했다.
지금은 다 온라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책방을 찾기 힘들지만, 당시에 마음껏 책을 꺼내 볼 수 있으니 단점은 하나도 없는 최고의 아르바이트였다.
5. 당일 혹은 1박 2일 혹은 2박 3일 캠프 행사 아르바이트
알바 사이트를 검색하다보면 캠프 형태의 아르바이트가 주로 초중고 학생들 방학 전에 학생 대상으로 하는 캠프 알바와 특정 연휴 캠프 알바로 나눌 수 있다.
학생 캠프는 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기업이나 단체가 주최가 된다. 여기서 하는 아르바이트는 원활하게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도록 스태프나 관리 지도자가 되어 보조하는 것이다.
특정 연휴 캠프 알바는 어린이날, 한우먹는 날, 기업 행사 등 연휴라고 부르는 전날에 행사 셋팅을 하고 행사 날 빡세게 일을 한다.
이 캠프 알바는 장단점이 있는데, 먼저 사전 교육이 있다. 특히 학생 캠프는 거의 필수로 들어가는데 이 것이 귀찮다면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학생 캠프는 일의 난이도가 낮고 쉽기 때문에 무난하게 할 수 있다.
행사 알바는 정말 빡세다. 실내는 좀 괜찮은데 야외에서 할 경우 더위 및 추위와 싸워야 하고, 계속 낯선 사람들을 맞이해야 한다.
지금은 대부분 무대와 부스 설치 그리고 해체 알바는 따로 뽑는데 그 때는 거의 대부분 같이 했어서 진짜 힘들었다.
그렇지만 둘다 숙식을 제공하고 일반 아르바이트보다 돈을 많이 줘서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하기 적당하고, 꾸준히 일정을 빼기 어려울 경우 하기 좋았다.
세상에 알고보면 참 특이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많다.
그 중에 내가 좋아하고 적성에 맞는 것이 있다면 한 번쯤 도전해 보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