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BC 한 인기 예능을 통해 다시금 세간의 주목을 받은 성격검사 도구가 있습니다. 한 번씩은 다 들어본 적 있다는 'MBTI 성격유형검사'입니다.
MBTI는 '모든 개인은 독특하다'라는 것을 전제로 인간 성격의 유형을 16가지로 분류하는 역사가 아주 오래된 심리검사 도구이지요.
우리가 무의식 중에 타인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과 동일하게 보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자주 경험하게 되듯이 타인과 나와의 차이를 구조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래서 검사는 다음의 세 가지를 주된 활용 목적으로 합니다.
1) 자기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탐색
2) 타인에 대한 이해의 기반
3) 위 두 가지를 바탕으로 한 나 자신의 성장전략 모색
MBTI 성격 궁합?
어떤 MBTI 유형이 돈을 많이 벌까?
MBTI로 보는 나의 연애 유형 테스트?
재미로 알아보는 MBTI?
클럽에서 잘 노는 MBTI 유형?
음식 MBTI???
하지만 위와 같이 TV 프로그램 및 인터넷 상에서 떠도는
MBTI를 활용한 다양한 주제어들을 볼 때면 깜짝놀라곤 합니다.
MBTI 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일정 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고, 검사지 구매 및 해석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저에게도
굉장히 공감하기 힘든 접근들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검사도구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가 전제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검사지로 검사를 진행하고, 자격을 갖춘 해석 전문가를 통하지 않은 자의적인 분석과 해석이 난무하며,
그 결과 각자의 '다름'을 꽤나 재밌는 '놀림의 소재'로만 사용하기 급급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에니어그램 성격검사'를 포함한 'MBTI 성격유형검사' 역시 처음 접근은 '9가지' 또는 '16가지'로인간의 성격을 유형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좀 더 깊숙이 들어가면 다음의 결론에 반드시 도달하게 됩니다.
'이 세상에 결코 똑같은 내면을 가진 사람은 없다'
따라서, 자신이 속한 특정 성격 유형의 의미는
'남들과 비교하여 (통계적으로) 해당 유형이 가진 특징을 조금 더 강하게 가지고 있다.'
정도로 이해하시는 것이 적절합니다.
유형이 같은 사람을 만났을 때 단번에
'어? 근데 우리 좀 다르지 않나?'라고 느끼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에너지가 쏠려있는 부분이 동일할 뿐,
그 힘을 사용하는 방식과 강도는 개인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가치관, 생활환경, 교육관, 경제 및 교육 수준 등)에 따라 조합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피자로 따지면 성격검사에서 '같은 유형'을 가진다는 의미는 '도우(dough)'가 같다는 정도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위에 치즈, 고구마, 감자, 베이컨, 페페로니 등 어떤 토핑 재료가 올라가느냐에 따라 최종적인 피자의 종류와 맛은 달라지게 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MBTI 16가지 유형
성격검사 활용에 대한 사람들의 흥미나 관심은 매우 높습니다. 일단 재밌으니까요. 심지어 많은 내담자들이 '사주풀이를 듣는 것 같아요~'라고도 소감을 밝히기도 합니다. (해석 역량도 결국 경험의 양에 비례해서 실력이 늘더군요~ 어떤 포인트에 내담자가 격하게 공감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검사도구의 주체적인 입장이 되어보니 관점이 달라지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검사'의 목적은 '치료 또는 개선'에 그 궁극적인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검진을 하는 이유가 '내 몸에 이상 여부를 파악해서, 아픈 곳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기 위함인 것처럼
'성격검사' 또한 '나라는 사람이 지닌 성격 특성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토대로 오늘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전략을 수립'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