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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재환 Aug 12. 2021

오늘이 어제가 되면

오늘이 어제가 되면


이 노래가 다시 흔한 유행가가 되면


네 표정이 조금 더 희미해지면


이 얘기를 먼저 했었는지 저 얘기를 먼저 했었는지 헷갈리게 되면


손에 배인 향기가 지워지면


가슴 누르는 무거움이 날숨과 함께 다 날아가버리면


베인 곳에 딱지가 앉으면




난 다시 그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걸었던 길을 가서 사진을 찍고


함께 듣던 음악을 듣고


버스를 타고


못 꺼낸 얘기를 하고


접어두었던 책을 꺼내들겠지




그치만


내일이 어서 오기를 바라지만은 않는 건


참혹한 오늘을 지나면서도


내가 알던 너를 아직 떠올릴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네가 덜 기억날 덤덤한 내일보다는


쓰라린 오늘이 내게 더 소중하다는 것


맞아 바보 같은 그게


그게 오늘의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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