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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보 Oct 24. 2021

북한에 간다고? 그 위험한 곳에? 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을 움직이자 


미국인들은 극동아시아의 작은 나라인 한국의 평화에 대해 그리 관심이 높지 않다. 한반도에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미국과 전 세계의 지지가 필요한데 말이다. 특히, 1953년 정전협정의 당사자 중 하나인 미국의 동의 없이는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꿀 수 없다.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위해서는 미국의 지지가 절대적이다. 우리 재미한인들이 미국인, 미국을 움직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한반도 평화에 대해  뜻을 함께하는 한인들과 모임을 꾸렸다. 그것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보스턴 행동(Korea Peace and Unification Action of Boston)”이다.  이 모임은 보스턴 지역 미국인 평화운동단체들과 연대하여 “매사추세츠 코리아 평화운동(Massachusetts Korea Peace Campaign)”이라는 한국전쟁 종식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한인과 미국인의 운동단체로 발전하였다. 나는 이 단체의 공동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월  캘리포니아 의원 로 카나는 한국전쟁 종식과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하원에 제출하였다. 나는  “매사추세츠 코리아 평화운동”의 동료들과 함께  상하원 의원과 지역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로 카나 의원의 결의안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하원의원은 지역구 유권자들에 의해 선출된다. 재선을 바라는 의원들은 지역구 주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지역주민으로부터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로 카나 결의안에 지지 서명을 많이 받아야 의원들을 움직일 수 있다.  



                                    한국전쟁 종식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미 의원 방문활동


낮에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퇴근 후에는 주부와 한 아이의 엄마로서 분주한 일상 속에서도 고국의 평화를 위한 활동을 해 나갔다. 주중에 힘들게 시간을 내어  의원 사무실을 방문해 의원이나 보좌관들을 설득했다. 주말에도 쉼 없이 집회와 시위, 평화행진 등을 조직해 지역 대중들을  만난다. 8천만 겨레의 소원인 한반도의 평화와 화합을 위해서다. 녹녹지 않은 이민자 생활 속에서도 고국의 평화를 위해 뭔가 한다는 것은 가슴 뿌듯한 일이다. 평화운동을 하다 보면 종종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  


보스턴 시민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던 집회를 소개하겠다. 미국인들은 전통적 가치를 존중한다. 특히, “가족”의 의미를 소중히 여겨 가족이 격리되는 상황에 대해서 매우 가슴 아파한다. 작년 멕시코 국경에서 발생했던 불법 이주민 어머니와 아이의 격리 수용은 미대 중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6월 29일 미 전역에서 트럼프의 “가족 분리” 정책에 대한 반대 집회가 대대적으로 있었다. 보스턴에서도 이 “반가족 분리” 시위에 맞춰 분단과 전쟁으로 인한 한반도의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집회를 가졌다.  



미국 CBS 뉴스에 보도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집회



한반도에는 분단으로 헤어져 70년 가깝게 만나지 못하는 가족들이 수십만 명이다. 나의 가족사를 이야기했다. 황해도가 고향이신 부모님은 한국전쟁 때 남쪽으로 넘어오신 후 한 번도 고향땅을 밟아보신 적이 없다. 아직도 “이북 고향에는 먼 친척들이 살고 있을 것”이라고 “죽기 전에 고향 한번 가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늘 말씀하신다. 나의 이야기를 듣는 그들의 가슴에 울림이 있었다. 나는 이산가족의 재결합과 자유로운 왕래를 위해 평화협정은 꼭 필요함을 강조하였고,  많은 시민들과 언론으로부터 관심과 지지를 얻었다. 보스턴 글로브에서 우리 평화집회의 전체 과정을 취재하고 기사도 실어 주었다. 우리 단체의 평화운동은  NBC, CBS, PBS, 보스턴 글로브 등의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의 평화에 대한 염원과 목소리가 미디어를 타고 미대 중들에게 전달되었다. 미국 사회에 한반도 프로세스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활동을 활발히 벌였다. 


이렇게 활동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얻어 내는데 큰 장벽에 부딪혔다. 그것은 미 의원들, 주요 언론, 미대 중의 북한에 대한 편견과 불신이다. 북은  '사람 사는 곳이 아니며 반인권적인 국가’인데, 그런 북을 어찌 믿고 평화조약을 체결하냐는 것이다. 그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국인들이 평화를 바라는 것은 안다. 이산가족이 다시 만나고 왕래하는 것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북을 신뢰할 수 없기에 협상의 파트너로, 평화 프로세스의 협력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미정 치인들과 대중의 반북 의식과 반북정서는 평화로 가는 길에 큰 장애로 작용하였다. 



                                평화협정 지지 요청을 위해 프레슬리 하원의원과 면담



북한에 간다고? 그 위험한 곳에? 왜?   


북에 대한 편견의 배경은 무엇인가?  왜곡된 정보일 가능성은 없는가? 북의 지도자의 인격이나 의도에 대한 모욕적인 표현이 건설적인 협상에 도움이 되는가? 이런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 우리가 아는 북한의 모습이 다가 아닐 수 있다”, “나는, 우리는  얼마나 북에 대해 알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물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이  맞는지 직접 확인해 보기  위해 북에 가 봐야겠다.”라고 말했더니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그렇게 위험한 곳을 왜 가?”였다.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했다. 북에 대한 편견과 불신이  남과 북이, 그리고 북과 미국이 평화로 나아가는데 걸림돌로 작용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이런 현실을 깨뜨리는 것이 평화운동에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인식하게 되었다. 평범한 해외동포가 갈 수 있는 또 하나의 조국, 북한. 이런 노력과 움직임이 많아진다면 분단의 장벽은 이미 우리의 마음속에서 허물어지고 현실의 분단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직접 다녀온 사람이 사진과 영상으로 북한을 말한다면, 설득력이 높을 것이다. 남과 북, 북과 미국의 평화협상은 교착상태에 직면해 있다. 지도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민간이 나서서 화합과 교류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나의 방북이 남과 북, 그리고 재외동포와 북의 민간교류의 물꼬를 트고 남북평화와 화합의 분위기를 촉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방북을 계획하였다. 


덧붙여, 그동안 나보다 앞서 북에 다녀와 북의 실상을 알린 분들이 있다. 신은미 씨, 진천규 씨, 로창현 씨 등이다. 신은미 씨는 북한 여행 경험을 솔직하게 말했다는 이유로 종북몰이의 희생양이 되어  큰 정신적 고통과 어려움을 겪었다. “북한 바로 알기”의 선구자적 입장에서 신 씨가 보여준 헌신과 노력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먼저 북한을 방문한 분들이 남긴 정보와 자료는 내가 주저 없이 방북을 결심할 수  있게 했다.  그들의 보고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은 존재하지 않음을 믿었다. 적어도 북한이 안전하며 치안이 확실한 사회라는 점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본격적인 방북 준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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