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하루 시

by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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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랑 시는 잘 쓰지 않는다. 아예 안 쓰는 건 아니지만, 사랑 시보다는 세상을 이야기가 하고 싶다. 내가 살던 세상과 딛고 있는 이 땅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 그렇다고 글을 쓰기 위해 글에 어울리는 사진을 고르진 않는다. 그렇게 돼버리면 내 글은 결국 멈춰버릴지도 모른다.


내가 만들어 놓은 테두리 안에서 더 이상 발전이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게 두렵다. 고인 시가 될까 봐. 결국엔 내가 내 시를 베껴 쓰는 우려를 범할지도 모른다. 한 때는 그랬다. 수백 편의 사랑 시를 쓰면서 결국 같은 표현을 또 쓰면서 변함없는 글을 썼다.


그래서 나는 내 스타일을 바꿨다. 다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나는 사진을 바라보는 연습을 계속할 것이다. 이 사진을 보았을 때 다른 제목은 떠오르지 않았다. 네모나고 각진 건물, 삭막하게 짙은 회색 배경, 아무도 없는 거리, 새벽이슬을 맞은 듯한 축축한 땅, 그 사이에 잎 하나 남아 있지 않는 나무와 빽빽하게 세워진 차들. 그 모든 것들이 도시라는 것을 상징했다. 우리가 아는 도시다.


층간 소음으로 사람을 죽이고, 이유도 없이 묻지 마 폭행을 하고 돈을 향해 달리는 사람들, 옆 사람이 자신 때문에 넘어지더라도 크게 미안해하지 않는 것까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물론 모든 것이 그렇듯 100%는 아니다 걔 중에는 정도 있고, 나눔도 있으며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아니다. 그런 도시에 사는 나는 어떤가? 나 역시 외면할 때가 있다. 돌이켜보면 후회할 일들을 할 때가 종종 있다.


그렇게 나도 도시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마치 그것이 싫다는 듯이 여행을 이용했다. 여행은 현실을 잠시 떠나 쉬는 것이 아닌가? 나의 여행은 현실 도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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