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시
여행 중에 찍은 사진입니다. 부산은 관광지라 그런지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이더군요. 같은 장소에서 서로 사진을 찍는다고 여념이 없는 중에 먹구름이 몰려왔습니다. 바다 저 깊은 곳에서 몰려오던 구름은 금세 세상을 어두컴컴하게 만들었죠.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내리자 사람들은 우왕좌왕했습니다. 다행히 크지 않는 비였기에 작은 것에 호들갑을 떠는 아이들을 제외하고 다시 조용해졌죠. 어둡던 구름 사이로 달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먹구름 속에 밝은 달은 드물기에 사진 한 장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았죠. 그 장면을 본 사람은 저만 있는 게 아니더군요. 언어도 생긴 것도 다른 사람들도 찍고 있었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서로 다른 아름다움을 보았을지라도 결국엔 같은 것에 감탄을 짓는 건 같더라고요.
비는 굵어졌습니다. 결국 발길을 돌렸지만, 그때 보았던 달은 여전히 기억에 남네요. 아마 지금쯤이면 본국으로 돌아갔을 그들도 마찬가지이겠죠. 잘 찍은 사진이 아니라서 좋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으니까요.
벌써 8월이 다 갔네요. 바람도 선선해지고, 가을이 옵니다.
가을엔 좀 다양한 글을 쓰고 싶네요. 바스락거리는 낙엽과 높은 하늘에 구름, 하나 둘 마실을 다니는 사람들의 뒷모습 속에 여유가 생길까요? 이상하게 매일 하루는 같은 계절에 따라 사람들의 모습이 다릅니다. 받아들이는 마음이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달이 기울었습니다. 조급함을 내려두고 여유를 찾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