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시
명절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을 보니, 그새 또 나이를 드셨네요.
예전에는 세상에서 제일 컸던 아버지는 왜 그렇게 작게 보이는지, 엄마의 얼굴은 이제 진짜 할머니가 되었네요. 내 모습은 생각도 안 하고, 늙어버린 엄마를 생각하며 야속한 시간을 탓합니다. 쉽사리 적응되지 못하는 부모님의 나이 때문인지 고향 집이 낯설게만 느껴지네요.
마치 오래된 안경을 바꿔 낀 듯 적응 기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저만 그리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모님이 역시 그러한 들 말하네요.
"너 많이 늙었다. 흰머리가? 염색해야겠다."
어느새 훌쩍 커버린 손주들은 사회인이나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당연히 엄마의 자식도 늙었죠. 정말 조선 시대였다면 이미 할머니가 되어도 남은 시간이기도 합니다.
째깍째깍 시계가 시선을 끕니다. 저희 집은 무소음 시계라 진짜 오랜만에 듣는 초심 흐르는 소리이네요. 그때 부엌문 위에 걸려있는 이미 돌아가신 할머니 사진이 보입니다. 영정 사진으로 썼던 사진은 초상화입니다. (당시에 초상화 영정 사진이 유행한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그리고 그 속에 있는 형제의 가족사진과 지금보다는 십 년은 젊어 보이는 부모님이 보이더군요. 제가 중학생일 때 부모님과 지금의 부모님의 모습 사뭇 다릅니다. 사진 속의 시간은 멈췄는데, 엄마의 시간은 여전히 흘러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임의로 멈출 수 있다면 그건 시간이 아닌 거지요. 그러나 사진 속의 존재한 그리운 얼굴을 보니 붙잡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마치 내가 이긴 사람 마냥 승리의 도취해서 환호성을 불러보지만, 저를 부르는 엄마를 보니 '째깍째깍'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습니다.
내일보다는 오늘이 더 젊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지금이 제일 빠르다는 것을 아시나요? 엄마의 시간이, 아버지의 시간이 언제 멈출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신 만이 아는 이겠죠. 부디 지금이라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시간은 멈추어 서서 기다리지 않습니다. 잡을 수 없는 것 중에 제일 1순위입니다. 오죽하면 시간이 금이라고 하겠습니까? 부디 지금 말하십시오.
"사랑합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