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전부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최애 TV 프로그램 중 하나였습니다. 과거형으로 말한 이유는 회차가 길어지면서 조금은 식상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즐겨 보고 있습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이하 골목식당)'은 2017년 하반기에 반영된 '백종원의 푸드트럭'에 이어 방영된 프로그램입니다. '백종원의 푸드트럭' 때 만해도 '백종원 대표가 솔루션을 얼마나 잘할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백종원 대표의 지식과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에 놀라게 됐습니다. 한식, 양식, 중식, 일식, 한식 이외에도 다양한 카테고리의 식당들을 거침없이 컨설팅해 주는 백종원 대표의 폭넓고 깊은 지식이 놀랍습니다. 제가 한 분야를 20년 가까이 일했지만 '저만큼 코칭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종원의 솔루션에는 식당 운영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전반에도 적용 가능한 비즈니스 원리가 많습니다. 골목식당에 소개된 많은 솔루션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습니다.
새로운 가게를 소개할 때 백종원 대표의 불시 점검이 진행됩니다. 이때, 꼭 점검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대표 메뉴의 맛이고 다른 하나는 청결 상태입니다.
이 두 가지 중에 백종원 대표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청결 상태입니다. 다수 식당의 사장님들이 청결 문제로 백종원 대표에게 지적을 당했습니다. 포방터 홍탁집이나 하남 석바대의 춘천 닭갈비 사장님은 백종원 대표에게 심하게 혼까지 났습니다.
백종원 대표가 청결에 민감한 이유는 식당에서 청결이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청결은 식당 사장님들의 평소 마음가짐을 나타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춤을 배울 때 가장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가 베이직 스텝입니다. 춤에서 베이직 스텝은 가장 처음 배우는 박자에 맞춰 걷는 것입니다. 아무리 화려한 동작도 베이직 스텝에서 시작합니다. 베이직 스텝을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 일정 수준 이상의 춤을 추기가 어렵습니다.
백종원 대표 또한 '기본기가 없다면 비법을 알려줘도 다시 옛날로 돌아간다.'라며 기본기를 강조했습니다.
기본은 쉬워 보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아니 기본을 지키는 건 어렵습니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뭘까요?
첫 번째, 기본은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골목식당' 중곡동 편에서 백종원 대표는 치즈롤가스 사장님에게 '기본기는 남들이 모르는 비법이 아니라 어떠한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하는 선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식당을 청결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매일 반복적으로 청소해야 합니다. 청소는 일정한 루틴대로 습관적으로 합니다. 그래서, 청소는 손님 응대, 요리, 서빙과 비교해 재미가 없습니다.
너무 바빠도 몸이 좋지 않아도 해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런데, 기본은 재미가 없습니다. 몸이 안 좋으니 하루만 하지 말자. 오늘 너무 바빠 늦게 끝났으니 내일 하자와 같이 핑계를 대며 미루기 쉽습니다.
두 번째, 바로 티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음식 간이 잘못됐거나 주문과 다른 요리가 제공되었을 때는 바로 티가 납니다. 고객의 항의로 곤란함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몸이 아파서 하루 정도 청소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티가 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골목식당 사장님들처럼 자신 이외에 청소를 검사할 누군가가 없다면 미루기가 더 쉬워집니다.
세 번째, 쉬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청소는 어려워 보이지 않습니다. 청소는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기본은 흥미롭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어려워야 도전할 마음이 날 텐데 한두 번 해보면 머리로 이해가 갑니다.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집니다.
하는 것 자체가 쉬워 보여 하루 이틀 하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한두 번 빠지게 되면 그 편안함에 빠져 안 하게 됩니다.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기본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 번째, 마음가짐입니다.
마음가짐이 제대로 되어야 청소도 빼먹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골목식당'에 출연하는 대부분 식당은 바쁘지 않습니다. 즉 다른 바쁜 가게에 비하면 일이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청결 상태가 엉망인 식당이 있습니다. 이는 이 식당의 사장님들이 어느 순간 나태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초심을 잃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내가 하는 일에 열과 성의를 다하는 자세가 꾸준해야 합니다. 이것이 안 된다면 비즈니스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성공하더라도 그 성공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전반적인 기본 지식을 습득해야 합니다.
잘 몰라서 못 하는 사장님들도 많았습니다. 식자재를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 내가 하는 요리에 맞는 조리 도구는 어떤 것인지, 주방 어느 곳을 청소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백종원 대표는 이제까지는 몰라서 못 한 거는 이해 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실수 없어야 한다고 합니다.
비즈니스를 하려면 가장 기본적인 지식은 습득해야 합니다. 책을 보던지, 잘하는 사람에게 배우든지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골목식당' 등촌동 편에 나온 연어새우덮밥집 사장님은 백종원 대표에게 크게 혼났습니다. 벽에 붙어 있는 음식물, 제대로 닦지 않아 끈적이는 조리 도구 및 냉장고, 물먹어서 휘어진 선반들, 그로 인해 냄새 밴 매장, 모든 부분에서 문제가 보였습니다. 백종원 대표는 연어새우덮밥집 사장님에게 음식점을 할 기본이 전혀 안 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연어새우덮밥 사장님 스스로는 청소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관찰 카메라에도 주방 이곳저곳을 수시로 닦는 사장님의 모습이 촬영됐습니다. 하지만, 백종원 대표는 연어새우덮밥 사장님에게 청소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매장 상태가 청소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입니다.
덮밥집 사장님은 청소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어 청소를 올바르게 하지 못했습니다. 연어새우덮밥 사장님은 찬물에 빤 걸레로 보이는 곳 살짝살짝 닦았습니다. 그 결과 청소는 했지만 지저분한 매장이 되었습니다.
청소가 쉬워 보이기만 쉽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바닥 및 집기 상단 청소뿐만 아니라 기름기가 많은 곳을 청소하는 법, 후드를 청소하는 법 등을 알아야 의미 있는 청소가 가능합니다. 또한 식자재별로 보관법도 익히고 있어야 청결한 냉장고 및 식품 보관창고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열정이 필요합니다.
기본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마음가짐만으로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방법이 잘못되면 계속해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방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부터 깨달아야 합니다. 그런데 열정이 없다면 문제 인식조차 할 수 없게 됩니다.
등촌동의 연어새우덮밥집 사장님은 자기 기준에서는 매일 청소하고 설거지를 했습니다. 찬물에 빤 걸레를 사용해 수시로 청소했고, 찬물로 기름기가 있는 식기를 설거지했습니다. 만약, 사장님이 일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면 찬물로 빤 걸레로 한 청소와 찬물로 설거지한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겁니다. 기름기가 빠지지 않은 바닥과 식기를 그냥 두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바닥과 식기의 기름기를 빼는 데 필요한 자료를 찾고 실행했을 겁니다.
백종원 대표도 그런 사장님을 향해 "의지가 안 보인다. 나에게 불타는 모습을 보여달라"라며 나무랐습니다.
또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챘더라도 그 문제의 답을 찾기가 어려운 때도 있습니다. 열정이 없다면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포기하게 됩니다.
춤의 기본 동작만 봐도 그 사람의 춤 실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당구봉을 잡는 것만 봐도 그 사람의 당구 실력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골프 스윙만 봐도 그 사람의 골프 실력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때론 기본이 전부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