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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새벽맘 Dec 04. 2023

아이 낳기 잘했다..!!!

사랑은 주는 만큼 배가 되어 돌아온다


나는 딸 둘 맘이다.

40대 중반에 미취학 유아를 키우려니.. 체력이 이만저만 딸리는 게 아니다.


그래도 이 모든 것을 능가하고도 남음이 있으니..

바로 우리 딸들의 사랑이다..!!!


만 3세인 둘째는 본능적으로 애교를 장착하고 이 세상에 태어났다(?). 둘째라는 환경 탓에 눈치도 엄청 빠르다. 그래서 자기가 귀염 받는 막내라는 위치와 둘째라는 상황 판단을 아주 빠르게 한다. 생존본능으로 애교와 생떼를 번갈아가며 아주 유연하게 사용한다. 가끔 생떼 부리는 모습에 화가 나다가도 눈치코치로 상황 전환하는 모습을 보면 어이가 없어 픽~! 웃음이 나고 만다.


그에 반해 만 6세 첫째는 세상 부러울 것 없이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생후 3년을 살았다. 그래서 생존 본능에 애교와 눈치를 채우진 못한 것 같다. 그냥 세상 순하다. 너무 순해서 때론 걱정일만큼. 먹는 거 입는 거 모든 게 무던하다.


온갖 감정표현이 난무하는 둘째에 비해 첫째는 확실히 손이 덜 가는 아이다. 영화 장르에 비유하자면 둘째는 다이내믹한 액션영화라면 첫째는 잔잔한 드라마다. 그래서인지 손에 잔뜩 힘이 들어가서 보다가 클라이맥스에 도달하여 쾌감을 느끼게 되는 액션 영화만큼 극적인 재미는 없다.


그렇지만 잔잔한 여운이 오래가는 드라마처럼, 우리 첫째는 그렇게 감동을 준다.


10월의 어느 날,, 10월 말에 있을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막바지 준비로 한창 바쁠 때였다. 여느 때처럼 퇴근해서 아이들 밥만 차려주고 공부하러 가려고 서둘러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었다. 그즈음엔 시험이 얼마 안 남아 급하기도 했고 저녁을 먹고 스터디카페에 가만 앉아있으면 잠만 쏟아져 저녁을 안 먹고 갈 때였다. 바쁘게 아이들 저녁 준비하늘라 정신없는데 첫째가

“엄마, 책가방에 선물 넣어뒀으니까 공부 열심히 해~”

하는 것이다.

“어 그래 고마워~”

바쁜 마음에 건성으로 대답했다. 그즈음 색종이에 자기가 아는 글자, 쓸 줄 아는 글자를 써서 선물이라고 편지를 주곤 해서 그런 줄 알았다.


집을 나서려는 순간 우리 집 루틴이 있다. 엄마 가지 말라고 내 다리를 부여잡은 막둥이를 현관까지 질질 끌고 가서 떼어내는 행사다. ㅡㅡ; 그날따라 더 끈질기게 부여잡고 있어 힘겹게 떼어(?) 내고 급하게 스카로 달려갔다. 급해서 그런지 딴짓 하나 안 하고 3시간 동안 집중 공부를 하고 11시가 넘어 집으로 갈 준비를 했다.


그런데 아까 가방 열 때는 못 봤던 상자가 있다..?!

헉.. 우리 첫째가 말한 선물이 이건가 보다..!

열어보니.. 호두과자 3알이 들어있다.



집에 돌아오니 아이들은 다 잠이 들었고 신랑이 거실에 나와있다.


우리 첫째의 선물에 대해 내가 얼마나 감동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신랑이 덧붙여준다. 유치원에서 선물 받은 거 안 먹고 집에 가져와서 아삐랑 둘째랑 자기 하나씩 먹고 엄마 줘야 한다고 남겨뒀단다. 둘째가 더 먹으려고 하니 엄마는 저녁을 안 먹고 공부를 하니 더 많이 먹어야 한다고 못 먹게 지켜냈다고 한다. 그러곤 내 책가방에 고이 넣어뒀다는 것이다.


항상 감정 표현이 풍부한 둘째에게 더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울기도 잘 울고 웃기도 잘 웃는 둘째에 비해 무던한 우리 첫째에게 늘 미안했다. 더 많이 신경 써야지, 더 많은 사랑을 줘야지 생각만 하는 엄마에게.. 우리 딸들은 항상 내가 주는 사랑보다 더 많은 사랑을 돌려준다. 사랑은 늘 주는 만큼 더 배가되어 돌아온다.


내게 무한한 사랑을 주는 우리 딸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나를 엄마이게 해 준 우리 딸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보낸다..! 딸(아이) 낳기 참 잘했다..!!


덧붙임.  이 세상 모든 부모에게 넘치게 사랑을 주는 아이들이 더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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