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질문, 나의 모험에 대하여...
I like adventures, and I'm going to find some.
난 모험이 좋아, 모험을 찾아 나설 거야.
눈이 펑펑 내리는 어느 겨울날, 언니 메그가 난롯가에서 따뜻하게 책을 읽고 있는 동안 조는 혼자서 우당탕탕 밖으로 나간다. 모험을 찾아서.
오늘은 카페에 가서 글을 써야겠다고 계획했지만, 결국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집에서 컴퓨터를 켰다. 커피는 집에 있는 믹스커피로 해결했다. 얼음을 넣으니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쨍그랑 소리와 달달한 향이 제법 잘 어울린다.
어릴 때부터 나는 집순이였다. 방학에 열흘 이상 밖으로 나가지 않은 적도 있다. 나가기 싫어서 작정하고 안 나갔다기보다, 그냥 있다 보니까 그렇게 되었달까. 비록 방에 틀어 박혀 있었지만,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 사람들을 만나고, 빈 연습장에 낙서를 끄적이며 나와의 대화를 나누었다. 아이들은 매일 모험을 떠난다. 호기심이 이끄는 곳 어디든 가보고, 만져보고, 경험해보고 싶어 한다. 그때 나의 호기심은 밖이 아니라 책 속에, 글자들의 배열 속에 있었다.
나는 늘 글을 썼다. 일기장에, SNS에, 블로그에 생각나면 무언가 끄적거렸다. 하지만 내가 쓴 글은 나 혼자 보는 글이었다. 남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 글이거나, 조용히 비공개처리한 글들이 더 많았다. 그러니 글에 반응이 없거나, 반응이 있으려고 해도 꾸준히 관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과 소통하지 않는 글을 글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집 밖으로 나가기 시작한 건 20대 이후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곳을 다녔다. 누군가를 만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어딘가로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나가야 했다. 하루 종일 쏘다니고 집에 돌아오면 정작 중요한 걸 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조급해졌고, 집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낸 날엔 불안감에 저녁 무렵부터 머리가 아파왔다. 내향형이냐 외향형이냐의 문제와는 무관하다. 집에 있어도, 집 밖에서도 피로가 쌓여갔다.
일을 그만두고, 하고 싶던 공부를 시작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방 안에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모험을 찾아 떠나보려고 한다.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브런치에 하트나 구독자수가 많은 글들을 본다. 그 글들은 꼭 문학적으로 잘 쓴 글이 아닐 수도 있고, 노련한 필력을 자랑하는 글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 누군가와 소통하고 있다. 내가 소통하고 싶은 사람들은 누구일까, 내가 소통하려는 이야기는 뭘까.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기 위해, 지금 연습하고 있다. 벌써 네 번째 연재글을 쓰고 있다. 이 시리즈는 내가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인지 연습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모험은 위대한 목표를 가지고, 대단한 결심을 하고 떠나는 것이 아닐지 모른다.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근거 없는 믿음 하나로 가볍게 집 문 밖을 나서는 것이 모험의 시작일지도. 조는 밖으로 나가 동생을 위해 눈 길을 쓸고, 옆 집 소년 로리에게 말을 붙이고, 집에 초대되어 놀러 갔다가 로런스 씨도 만나게 된다. 세상과 소통하려는 작은 시도, 그것이 지금 나의 모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