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추구하지 않는가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중에서

by 나작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는 문학계의 자기 계발서라 할 만하다. 익히 알지만 또 봐도 경이로운 그의 지독한 글쓰기 루틴에 철저히 자기반성을 하게 만든다. 그러다가도 '아, 어디까지나 나는 그렇다는 겁니다'라고 해버려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는 기회를 주긴 하지만 말이다. 이 책에는 '소설가'인 하루키 자신에 대한 고백과 소설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조언이 적절히 섞여 있다.


만일 당신이 뭔가 자유롭게 표현하기를 원한다면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라는 것보다 오히려 ‘뭔가를 추구하지 않는 나 자신은 원래 어떤 것인가’를, 그런 본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라는 문제를 정면에서 곧이곧대로 파고들면 얘기는 불가피하게 무거워집니다.


글을 쓸 때 도대체 무엇을 표현하면 좋을지 모를 때가 있다. 오늘은 나는 무엇을 추구하지 않는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 공교롭게도, 자기 계발서에서도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하고 싶지 않은지를 먼저 생각하라고 하지 않나.


1. 난해하고 복잡한 것은 추구하지 않는다.

2. 감정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은 추구하지 않는다.

3. 진심이 아닌 것은 추구하지 않는다.

4. 지루한 것은 추구하지 않는다.

5. 사람들의 반응에 휘둘리는 것은 추구하지 않는다.

6. 단정 지어 말하는 것은 추구하지 않는다.

7. 모르는 것을 아는 척 적당히 넘어가는 것은 추구하지 않는다.

8. 너무 몰아서 급하게 쓰는 것은 추구하지 않는다.

9. 불편함을 외면하는 것은 추구하지 않는다.

10. 극단적인 것은 추구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은 어려운데, 싫은 것을 쓰는 건 더 수월하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지금 몇 달째 브런치에 글을 적어나가고 있지만, 내가 결국은 무엇을 쓰고 싶은 것인지 여전히 모르겠을 때가 있다. 추구하지 않는 것들을 뒤집어서 적어보면 조금 더 명확하게 보이려나.


1. 명확하고 단순한 것을 추구한다.

2. 균형 있는 감정을 추구한다.

3. 나의 진심이 담긴 것을 추구한다.

4.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한다.

5. 나의 중심을 지키는 것을 추구한다.

6. 유연하고 열린 글쓰기를 추구한다.

7.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공부하는 것을 추구한다.

8. 적절한 리듬과 여유를 갖고 쓰기를 추구한다.

9. 불편함을 직면하는 글을 추구한다.

10. 균형 있는 관점을 추구한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나의 글과는 조금 괴리가 있어 보여서 조금 당황스럽다. 매일의 글쓰기를 통해 조금씩 내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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