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16. 다낭에 아쉬움을 떨구고
참 박물관을 나와 오행산으로 향했다. 오행산 앞에는 정상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입장료 4만 동과 엘리베이터 이용료 1만 5 천동을 내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걸어 올라가며 주변 경관을 보려고 입장권만 사려고 하니 다른 매표소에서 사라고 한다.
오행산 입구에는 두 군데의 매표소가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곳과 걸어 올라가는 곳으로 매표소가 나뉘어 있다. 한 곳에서 티켓을 구분해서 팔아도 될 듯한데 굳이 사람들 헷갈리게 매표소를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고 걸어가는 사람은 나와 베트남 현지인 아가씨 두 사람뿐이다.
올라가는 길이 많이 힘들어서 그런가 했는데 생각 외로 많이 걷는 길도 아니고 그다지 험한 길도 아니어서 웬만한 사람들은 거뜬하게 올라갈 수 있다. 단지 계단의 높이가 있어서 노약자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일반인들은 가볍게 걸을 수 있는 곳이다.
빤하게 나 있는 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가다 보면 지도가 있어 참고해서 둘러보면 된다. 그다지 더운 날씨가 아닌데도 조금 오르다 보니 삐질삐질 땀이 나려고 한다. 다낭의 더운 날씨에는 제법 힘들 것 같다.
이 곳에는 실제로 스님들이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그 앞에 길게 늘어져 낮잠을 자는 백구는 스님보다 더 평안해 보인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지하로 난 동굴이 있다. 사파에서 보았던 조그만 동굴이려니 했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는 제법 규모가 있다.
동굴 벽에 새긴 불상을 비추듯 천장에 난 틈으로 햇빛이 길게 내리 비추고 있다. 싸구려 알뜰폰에는 절대로 허락할 수 없다는 자존심인지 들어오는 빛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다.
동굴을 빠져나와 왁자 왁자한 소리에 위를 쳐다보니 중국 관광객들이 모여있는 조그만 정상이 보인다. 무언가 하고 올라가 보았더니 다낭 시내가 내려다 보인다. 반대편에서 반듯반듯한 빌딩만 보다가 이 쪽을 바라보니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
조금 더 머물렀다 내려오고 싶은데 좁은 공간이라서 연신 올라오는 관광객들에게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겨우 코에 바람만 넣고 내려왔다.
내려가는 것도 걸어가기로 했다. 올라올 때와 마찬가지로 계단 간격이 꽤 높다. 베트남 사람들 체구는 작은데 왜 이렇게 계단을 높게 만들었는지 내려오는 내내 궁금했다.
계단을 낮게 만들면 더 많은 돌계단을 만들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손품이 더 들지만, 높이 만들면 훨씬 쉽게 빨리 끝낼 수 있어서 그랬나? 하고 내 마음대로 생각해 본다. 높은 계단 차가 나도 싫다. 싫은 마음에 결론이 제멋대로 뻗어나갔다. 그런 생각으로 툴툴거리며 내려오다 보니 입구와 약간 떨어진 쪽에 있는 출구에 다다랐다.
오행산 주변에는 각종 조각품을 기념품으로 팔고 있다. 구경삼아 오행산 입구까지 갔다가 되돌아와 카페에서 시원한 코코넛 커피 한 잔을 하고 돌아왔다. 이것으로 다낭에 대한 미움(?)을 어느 정도 조금 지워볼까 한다. 두어 번 와 본 베트남이고 워낙 유명한 다낭이라 어떤 곳인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온 대가를 톡톡히 치른 여행이다.
그동안 다녀본 여행지 중에 내게 다낭이 최악으로 남을 것 같다. 개인의 취향이나 여행의 목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취향의 여행지는 아님이 분명하다.
비행기 티켓이 싸다고, 남들이 많이 간다고 무턱대고 덤벼들 것이 절대 아니다. 아무리 이름난 곳이라도 나와 맞는 곳인지 알아보고 여행지를 선택했어야 했다는 뒤늦은 후회를 하지만, 이번 여행은 이 학습을 위해 지불한 수업료쯤으로 여기고 마음을 추슬러야 할 것 같다.
'다낭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