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번 해볼까? ZOOM!
ZOOM에서 아이들을 만나야겠다고 처음 결심하게 된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4월인데도 우리 반 아이들이 도무지 우리 반 아이들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아이들이 올리는 과제의 양과 질이 점점 떨어진다는 것.
4월 온라인 개학을 한 이후, 우리 반 아이들은 e학습터 강좌를 들으며 온라인 학습을 한다. (e학습터 강좌는 동학년 선생님들과 내가 함께 만들어 올린다.) 온라인 학습을 한 후 우리 반 온라인 학급인 클래스팅 과제(러닝) 게시판에 매일 과제 사진을 올린다.
매일매일 아이들이 올린 과제로 그동안 아이들을 만나왔다. 아이들이 쓴 배움 공책, 학습지, 미술 작품을 보고 그 속에서 아이들의 이야기와 생각을 읽었다. 그리고 답글을 통한 피드백으로 내 이야기와 생각을 아이들에게 전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이 조금씩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매일 꾸준히 올리던 아이들까지 퐁당퐁당.
아이들을 실제로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글과 그림이 아닌, 아이들의 실제 목소리와 얼굴을.
ZOOM 준비 단계를 구글 설문으로
‘ZOOM을 해보자’ 마음먹은 것은 4월 말이었는데, 아이들과의 첫 ZOOM에서의 만남은 5월 6일이 되어서야 이루어졌다. 만나기 전에 준비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스마트기기가 다 있는지, ZOOM을 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 사양인지, 부모님이 직장에 가실 경우 스스로 ZOOM에 들어올 수 있는지 알아야 했다.
구글 설문을 만들어 부모님들께 여쭤보았다.
‘자녀에게 ZOOM을 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가 없다’라고 답하신 부모님들께는 학교 스마트기기를 대여할 수 있으니 적극 이용해달라고 안내해드렸다. ‘자녀 스스로 ZOOM 수업에 참여할 수 없는 없다’라고 답하신 부모님들께는 전화를 드려 부모님이 겪고 있을 부담에 관해 공감해드리고 방법을 함께 찾았다. ‘모두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자’라고 답해주신 부모님들이 많으셔서, 다행히 모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ZOOM 수업을 여유를 가지고 준비할 수 있었다.
첫 ZOOM 수업 때, 우리 반 한 아이는 학교에 직접 와서, 내 스마트폰을 가지고 옆 교실에서 참여했다. 이후 그 아이는 친구네 집에 가서 함께 ZOOM 수업에 참여했고, 다섯 번째 ZOOM 수업부터는 집에서 혼자 스스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은 좀 걸렸지만 이렇게 준비를 한 덕분에, 나와 아이들 모두 좋은 관계 속에서 ZOOM 수업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었다.
우리 반 아이들이 6학년이라 대부분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기기를 잘 다룰 수 있고, 부모님들이나 조부모님들이 옆에서 도와주시는 경우가 많아 ZOOM 수업을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많은 경우가 나와 같진 않을 것이다.
ZOOM과 같은 화상 수업을 준비할 때, 아이들이 어떤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지, 어떤 환경에 놓여있는지 자세하게 조사하고 이를 반영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교육부도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쌍방향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가정의 원격학습 인프라 구축을 위해 더 노력해주었으면 좋겠다. 스마트폰으로 참여하는 ZOOM 수업은 한계가 많다. 내가 교실 PC와 듀얼 모니터로 ZOOM에 참여하듯이, 우리 반 아이들도 나처럼 ZOOM에 참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ZOOM과 함께 다른 플랫폼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아래는 제가 우리반 부모님께 보낸 구글 설문 링크입니다. 필요하신 분 복사해서 사용하세요.
https://docs.google.com/forms/d/1rao3zcaDepHKRXlsPXL_oNb59sBTjr6mObvHFbD9IMU/copy
-----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2학기에 본격적으로 ZOOM을 시작하려는 선생님들이 많을 것 같아, 도움을 드리고자 저의 ZOOM 수업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