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두레가 있기 하루 전, 줌두레에 대한 안내를 클래스팅과 e학습터 두 곳에 항상 올렸다. 파워포인트 작업을 한 후, 파일 형식을 PNG 형식을 선택해 '다른 이름으로 저장'을 누르면 pptx 파일 형식이 PNG 파일 형식(이미지 파일)로 변환된다.
ZOOM ID회의, 비밀번호, 활동 안내, 1부, 2부 참여 명단을 안내했다. 우리 반 아이들은 모두 20명인데, 아이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10명씩 나누어 1부 9:30, 2부 10:30으로 나누어 줌두레를 했다. 참여 구성원을 수시로 바꾸어 아이들을 골고루 만나게 했다. 참여 시간이 자꾸 바뀌는 탓에 우리 반 아이들은 내가 올린 줌두레 안내를 꼭 미리 확인해야 했다.
하루 전 줌두레 활동을 안내할 때, 서클 질문도 함께 자세하게 덧붙였다. 아이들은 준비한 만큼 풍성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25년 후의 내 모습은?’이라는 서클 질문을 안내할 때는 ‘누구랑 살고 있을까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요?’ ‘주말에는 무슨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요?’ ‘외모는 그대로일까요?’ ‘어떤 걱정을 하며 살고 있을까요?’등의 세부 질문도 함께 덧붙였다. 내 글을 보고 서클 질문을 확인한 아이들은 자기 차례 때, 무슨 얘기를 할지, 어떻게 얘기할지 마음속으로 곱씹고 또 곱씹었을 것이다.
음악 들려주기
모든 아이들이 입장해서 줌두레가 시작되기 전까지, 대기 시간이 있다. 아이들은 PPT가 보이는 공유 화면을 보며 기다리는데, 이때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들려주었다. 지금 듣고 있는 곡 제목이 무엇인지, 누가 좋아하는 곡인지 PPT에 꼭 안내했다.
아이들을 만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여러분은 어떤 음악을 좋아하나요?’라는 글을 클래스팅에 쓴 적이 있었는데, 많은 아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답글로 적어주었다. 그 글이 내가 이공이들에게 쓴 글 중에 답글이 가장 많이 달린 글이다. ('이공이'는 내가 우리반 아이들을 부를 때 사용하는 애칭이다. 2020년에 만난 아이들이어서 그렇게 부르는데, 우리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더 자주보는 사이라 그런지 '이공이들'이라는 애칭이 참 잘 어울린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5월에 적은 글인데, 8월인 지금도 그 글에 답글을 다는 아이들이 있다. 그렇게 적어놓고 조용히 기다리는 아이들.
답글 순서대로 음악을 들려주었다. 선정적이거나 욕설이 담긴 곡은 빼고. 소현이가 좋아하는 '마레츠의 달링', 종하가 좋아하는 '본 조비의 Livin' On a Prayer'는 처음 듣고 나 역시 좋아하게 되었다. 특히 '마레츠의 달링'을 들려줄 때 아이들의 표정을 지켜 보는 건 참 재미있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뭐 이런 곡이 다 있어?!'라는 듯이 모두 찡그리는 표정이었다가, 음악이 흐를수록 홀연히 빠져드는 표정들. 나도 그랬다.
6학년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들 중에 어두운 세계를 담고 있는 곡들이 의외로 많다. 활달한 성격이지만,줌두레에서는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던 윤호가 'Uneducated Kid의 돈벌러가야대' 를 좋아한다고 적어서, 그 곡을 꼭 들려주고 싶었다.그래서 미리 들어보았는데, 전체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는 차마 들려줄 수는없는 곡이었다. 대신 윤호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힙합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그 곡을 꼭 들려주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 미안. 대신 선생님이 혼자서 들을게.'
기다리기
줌두레를 하던 처음 시기에는, 서클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었다. 6월 초에 한 첫 구글설문에서 ‘줌두레를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답한 아이들이 3명이나 있었다. 그 아이들이 줌두레 서클 질문에 답할 때 많이 쓰던 말 중에 하나가 ‘딱히’였다. ‘딱히.''딱히 없는데요.’, ‘그다지 딱히.’ 그럴 때마다 내려앉는 마음을 다잡고, ‘그래? 다음에는 꼭 얘기해줘.’라고 답하며 기다릴수 밖에없었다. 그러나 여름방학 직전 두 번째 구글 설문에서 그 3명이 다행히도 1명으로 줄었다.
ZOOM에서 하는 서클
서클은 회복적 생활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둥글게 앉아서 이야기하는 모임의 방식을 말하는데 목적은 서로 신뢰하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세우는 데 있다. 서클을 구성하는 요소는 둥글게 모여 앉기, 서클의 중심, 말하기 도구, 진행자, 서클의 약속, 질문이 있다. 교실에서 하는 서클과 ZOOM에서 하는 서클은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여러 차이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ZOOM에서 하는 서클은 둥글게 모여 앉을 수가 없고, 서클의 중심을 만들 수가 없다. 대신 ZOOM 화면에 보이는 순서대로 말할 기회를 주어서 규칙적인 순환 순서의 느낌이 나도록 했다. 또한 서클 질문 확인표에 표시를 해가며 모두가 공평한 기회를 갖도록 했다.
교실 서클에서는 말하기 도구를 가진 아이만 말할 수 있는데, ZOOM에서는 말하기 도구를 따로 준비할 수 없다. 대신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장치가 있다. 발표자 모드를 사용하는 것. 발표자 모드로 화면 설정을 하면 내가 클릭하는 아이만 전체 화면에 나오게 되는데, ‘화면에 나오는 아이만 오직 말할 수 있다’라고 규칙을 정하면 된다.
그 외 진행자, 서클의 약속, 질문은 교실 서클, ZOOM에서 서클 큰 차이가 없다. 진행자 역할을 하는 교사는 ZOOM에서 공간과 시간을 지키는 사람이자, 아이들과 함께 배우는 사람이다. 서클 질문이 주어지면, 쑥스럽지만, 나 역시 아이들처럼 질문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말했다. '선생님도 말했는데, 너희가 말을 안 해?'라는 무언의 압박이기도 했다.
서클을 할 때 경청과 공감의 중요성에 대해 틈만 나면 아이들과 자주 이야기했다. 말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몇몇 아이들은 집중이 흐트러져 다른 일을 몰래 하곤 했다. 웃는 타이밍이 아닌데, 표정이 웃고 있는 아이, 수시로 비디오 기능을 끄는 아이... 그래서 어떤 때는 친구들이 말한 내용 중에 몇 개는 배움 공책에 기록하게 하기도 했다.
서클 질문
「회복적 생활교육 학급운영 가이드북 (정진, 피스 빌딩)」 224~234쪽, 「협동학습 학급 세우기, 미구엘 케이건, 디모데」 82~87쪽에 서클 질문으로 활용하기 좋은 질문들이 많이 나와 있다.
서클 질문을 나눌 때 비밀스러운 주제나 민감한 주제가 아닌 경우 아이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ZOOM 기능 ‘기록’을 이용해 녹화를 하기도 했다. 줌두레가 끝나면 녹화한 내용을 다시 들어보며, 나의 진행자 태도를 되돌아보곤 했다. 아이들이 말한 내용을 입말이 살아있게 한글문서로 옮겨 적어 우리 반 여름학급문집 「우연시 : 우리가 연결된 시간」에 싣기도 했다.
여름학급문집 '우연시'에 실은 서클 질문 답변들
게싱홀 게임
「허쌤의 수업 놀이, 허승환, 꿀잼교육연구소」에서 힌트를 얻고 인디스쿨에서 프로그램 파일을 찾아 게싱홀 게임을 만들었다. 음식 사진이 숨겨진 게싱홀 화면을 보고 아이들이 정답을 맞혔다. 정답을 말할 때는 What would you like? I'd like (음식 이름) 식으로 영어로 말하게 했다. 모둠 세우기 효과도 얻고 싶어 모둠별 대항으로 게임을 했는데, 아이들이 어찌나 열심히 참여하던지. 아이들은 배움 공책 쓰기 하루면제권을 얻기 위해 열심히 참여했다.
생활인성교육 친구사랑 주간을 맞아 미술 온라인 학습으로 뮤직비디오 만들기를 했다. 아이들이 가사에 맞게 그린그림들을 모아 사진을 찍어 파일로 올리고, 들국화의 ‘내가 찾는 아이’ 음악을 넣어 뮤비메이커로 우리 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영상을 줌두레 마무리할 때, 함께 보았는데, 학급 세우기 활동으로 좋았다.
노래 가사가 나올 때 그에 맞는 아이들 작품 사진이 나와야 해서, 길이를 각각 맞추느라 편집하는데 두 시간 이상이 걸렸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응을 보이니 고생한 보람을 느꼈다.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려놓으면, 아이들이 수시로 와서 본다. 또한 이후, 유튜브 댓글 창은 졸업한 아이들의 추억의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알씨동영상만들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초간단 영상 만들기를 할 수 있다. 아이들 활동 사진, 작품 사진(jpg), 좋은 음악(mp3)만 있으면, ‘5분이면 뚝딱 만들 수 있다.
단, 노래의 가사 부분과 아이들 작품이 일치해야 하는 뮤직비디오를 만들 때는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는 ’뮤비메이커‘나 ’곰캠‘과 같은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한다.
온라인 학습에 올린 그림책 수업을 서클 질문 소재로
그림책 수업과 활동지를 만들어 창체 온라인 학습 강좌에 올리고, 활동지에 있는 질문으로 줌두레 서클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때 「나와 세상을 만나는 온작품 읽기1,2,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연꽃누리, Humanist」 책을 참고했다.
‘이름, 겉모습, 소중한 물건, 소중한 사람,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중요한 것, 되고 싶은 사람’ 여덟 가지 주제와 관련된 그림책과 활동지가 나와 있다. 고학년용으로 좋다.
-----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 아이들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2학기에 본격적으로 ZOOM을 시작하려는 선생님들이 많을 것 같아, 도움을 드리고자 저의 ZOOM 수업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