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이샘과 구글어스에서 놀자 1

6학년 2학기 사회 1단원을 구글어스로

by 예농

2020년 9월 7일 월요일 : 나의 구글어스 선생님


코로나 2.5단계가 휩쓸고 지나간 지난주부터, 집합시설 금지 조치로 우리 쌍둥이들은 하루 종일 집콕 생활을 해야 했다. 2.5단계가 내려지기 전까지는 학교는 갈 수 없어도, 공동육아 방과후는 갈 수 있었다. 방과후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은 12시부터 6시까지. 고마운 방과후가 있어 우리 부부는 각자의 직장에 민폐를 끼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마저도 힘들게 되었다.


남편은 무리를 해서 온종일 재택근무가 가능하게 근무조건을 바꾸었다. 그리고 육아와 교육을 전담했다. 쌍둥이들에게 선물도 해주었다. 오래된 회사용 노트북 두 대와 각자 이름으로 만들어 준 Google 계정.


퇴근 후 집안일을 하고 있는데, 아들 녀석이 다가와 손을 흔들었다.

"엄마, 나 놀고 올게."

일하느라 관심을 주지 않았다. 좀 있으니

"서*아, 우리 이번에는 어디로 여행 갈래?"

딸아이와 함께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각자의 노트북을 켰다. 그 모습을 본 나는

"엄마가 말했지. e학습터 할 때 빼고는 컴퓨터 하지 말라고!"


엄한 목소리로 다그치며 가까이 가보니, 아들 노트북에 'Google earth' 화면이 보였다. 여길 어떻게 들어갔냐는 물음에 아빠가 구글 계정을 만들어줘서 구글 이곳저곳을 살펴보다가 알게 되었다고 했다. 이것저것을 누르니 화면이 3D로 바뀌어 원형 경기장이 나오기도 하고 까만 우주로 날아가기도 했다. 배너 이곳저곳을 누르니 화면이 번쩍번쩍 바뀌었다. 우리 쌍둥이들은 코로나 2.5단계로 밖에 나가 놀지 못하는 대신, 이곳에서 놀고 있었던 거다.

"규*아, 너 이거 다 다룰 줄 알아?"

"응. 나 잘해."

"엄마 좀 가르쳐줘. 엄마 구글어스 하나도 할 줄 몰라. 엄마 반 아이들 가르쳐주면 딱이겠다. 지금 사회에서 '세계 여러 나라' 배우고 있거든. 대신 엄마가 너에게 배웠다고 우리 반 아이들에게 꼭 얘기해줄게."

그렇게 아들이 나의 구글어스 선생님이 되어 주었다.


'4학년인 우리 아들이 스스로 배워 이 정도인데, 6학년인 우리 반 아이들은 내가 좀만 가르쳐준다면 하늘을 훨훨 날겠구나.'




9월 8일 화요일 : '씩씩이샘과 구글어스로 놀자' 수업을 준비하며


여름 방학에 사회 2학기 1단원 '세계 여러 나라의 자연과 문화' 단원을 준비하며 '구글어스'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은 막연히 하고 있었다. 혹시 구글어스 수업 사례가 있지 않을까 싶어 여러 인터넷 자료를 찾아봤지만,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유튜브를 통해 배워야겠다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이렇게 적절한 타이밍에 아들에게 배우게 된 것이다. 이런 우연 같은 일이 올해 내게 많이 일어났다.


학교에 와서 사회, 국어 교과서를 폈다. 사회 '세계 여러 나라의 자연과 문화' 단원과 국어 '효과적으로 발표해요' 단원을 연결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과감하게 뺄 것은 빼고, 깊게 들어가고 싶은 것은 깊게 들어가자. 내 식대로 ZOOM 수업.'


준비 단계가 필요했다. 5월 ZOOM을 처음 시작할 때만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첫 번째, 스마트폰으로 ZOOM에 참여하는 아이들을 웹캠이 장착된 PC, 노트북 또는 스마트 탭으로 대이동 시킬 것.

두 번째, 아이들 각자의 구글 계정을 만들게 할 것.


스마트폰으로 구글어스를 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다. 화면도 작을뿐더러, VPN을 켜서 구글 어스를 다운로드하라고 나오는데. VPN이 뭔지 나부터도 모른다. 여러모로 PC가 편하다. 아이들이 작업한 구글어스 화면을 ZOOM의 공유 화면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웹캠도 장착되어 있어야 한다. 웹캠이 없이 PC에서 ZOOM을 하면, 자기 얼굴 대신 까만 화면이 나온다. 자기 목소리도 들려줄 수 없으니, 발표를 해야 할 경우에는 채팅을 이용해야 한다.


아이들 각자의 구글 계정이 있어야 한다. 계정이 없어도 구글어스 검색과 사용은 가능하다. 그러나 구글어스 '프로젝트'를 만들려면 계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프로젝트'는 구글어스의 '열매'이다. '프로젝트'까지 아이들이 만들게 할 예정이다. 구글 계정은 14세 미만의 아동인 경우에는' 부모의 동의 체크'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최저가 웹캠을 검색했다. 2만 원 이내의 가성비 좋은 웹캠을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알림장에 '사회 구글어스 수업을 위해 웹캠이 있는 PC가 필요합니다. 웹캠을 구입해주세요.'라고 썼다가 지웠다. 어딘가 불친절하게 들렸다. 무상교육인 초등학교에서 부모님들에게 웹캠까지 알아서 구입하라니.

'사회 구글어스 수업을 위해 웹캠이 있는 PC가 필요합니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가성비 좋은 웹캠 구입이 가능합니다.'라고 썼다가 또 지웠다. 교사인 내가 구질 해 보였다. 교육부가 언론을 통해 학교 교육 현장을 너무 왜곡해 놓았다. 모든 원격 수업 환경이 준비된 것처럼. 아이들은 '참여'만 하면 되는 것처럼. 교사는 '수업'만 하면 되는 것처럼.

그냥 수업할 때마다 아이들에게 말하자.

'얘들아. 2만 원이면 산대. 너희들 용돈 모아서 사는 건 어떨까? 곧 추석이네!'


그래도 웹캠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그냥 할 수밖에. 웹캠 없는 아이들이 불편함, 소외감을 덜 느낄 수 있도록 수업을 계. 획. 해. 서.'


e학습터, 클래스팅에 안내한 수업 썸네일


-----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 2학기에 본격적으로 ZOOM을 시작하려는 선생님들이 많을 것 같아, 저의 ZOOM 수업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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