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ig Green Grads Sep 30. 2021

대학교 안에 무려 스키장이 있다고!?

Perks of being in the Middle of Nowhere

다트머스 대학교의 캠퍼스는 꽤 아담한 편이지만 다트머스 대학이 소유하고 있는 부지는, 믿거나 말거나, 마포구 전체의 다섯배가 넘는다. 다트머스 대학은 뉴햄프셔 북부의 땅 110km²를 소유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는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산장들과, 학교 전용 승마장, 그리고 무려 학교 전용 스키장도 있다! (깡촌에 있는 대학에 다니는 몇 안되는 장점 중 하나랄까...)

(이래뵈도 트레일이 30개가 넘는다고 한다...!)

다트머스 스키장은 학교에서 차로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데, 한국의 비발디 파크나 휘닉스 파크처럼 모든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거대 리조트는 아니지만 자신의 수준에 따라 다양한 슬로프를 즐길 수 있는 나름 꽤 규모있는(!) 스키장이다. 


이 스키장에서 들을 수 있는 스키 혹은 스노보드 강습은 겨울 학기에 가장 인기 있는 체육 (PE) 수업인데, 가격도 한 학기에 $200 중반대 정도로 크게 비싸지 않고 무료 셔틀버스도 제공된다.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위해 스키장을 갈 수 있으니 마치 스키장 시즌권을 끊은 듯한 느낌이 들어 좋다. 이 스키장에서 스키를 가르치는 코치들과, 스키장의 원활한 운영을 돕는 패트롤은 대부분 다트머스 학생들인데, 이들 중 잘 생긴 남학우가 많다는 것은 스키 수업의 또 다른 장점이기도 하다.


스키 수업 첫 날, 스키를 타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토끼 언덕 (Rabbit Hill)이라고 불리는 짧은 연습용 슬로프에서 패럴랠 턴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지 등을 평가하는 레벨 테스트를 받는다. 이 결과에 따라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뉘는데, 애매한 실력인 경우 안전한 스키를 위해 본인의 의사를 존중한 반 배정을 한다.


내가 수업을 들었던 시간대에는 초급 강사가 잘생긴 남학생인 반면, 중급 강사는 여학생이라서 모든 애매한 실력의 스키 유경험자 여학생들이 초급부터 다시 배울 것을 자처하는 재밌는 일도 있었다. 나도 초급반에 자원했지만, 강사가 한 번에 신경 쓸 수 있는 수강생 수에 한계가 있다 보니 어느 정도 탈 줄 아는 학생들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아서 몇 주 후에 중급반으로 옮겼다. 


스키 수업을 들으면 시즌 내내 스키를 렌탈해야 한다. 렌탈한 스키는 기숙사 방에 보관하기 때문에 PE 수업이 없는 날에도 소정의 비용을 내면 이미 렌탈해둔 스키 장비를 들고 언제든 스키를 타러 갈 수 있다. 윈터 카니발이라는 겨울 축제 기간 중에는 99센트의 입장료만 내면 스키장 이용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이벤트도 있다!


해노버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편이기 때문에, 꼭 스키장에 가지 않더라도 겨울이면 크로스컨츄리 스키나 숏스키를 타고 수업에 가는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학생들이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어깨에 걸쳐 매고 스키 수업을 듣기 위해 홉킨스 예술센터 앞에서 스키장 왕복 셔틀을 기다리는 모습은 아마도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는 다트머스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일 것이다. 


Written by Ellian

이전 17화 혹한기 Vol 4. 불곰국 현자들의 지혜를 깨닫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