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하면서 내가 책을 읽어야 되는 이유

매 순간 선택과 결정, 그리고 책임을 마주하며

by 소행젼
vitolda-klein-Nru3PmN8TjI-unsplash (1).jpg 출처 : unsplash @Vitolda Klein

아이를 키우면서 나에게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아이의 삶에 대해 내가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어제 첫째 아이와 처음으로 학원이라는 곳을 가보았다. 동생네를 따라 미술 체험을 가보았다. 아이가 어릴 때에는 문화센터에 다니고는 했지만 시국이 코로나 시국이기도 하고 유치원 외에는 다른 사교육은 해보지 않았다. 아이가 이제 여섯 살이 되었고 다양한 경험들을 시켜주는 게 어떨까 싶어서 동생네를 따라 조카와 같이 미술학원에 가서 놀면서 물감놀이를 해보았다.

교육이라기보다 미술로 놀이를 통해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다양한 표현방법들을 익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집에 와서 '다녀볼까? 아님 다니지 말까?' 선택과 결정을 하는 순간들이 오면서 나는 또한 그 부분을 하기 싫었다. 아이도 엄연히 타인이다. 누군가의 삶에 내 선택이 작용한다는 게 대단한 일이기도 하겠지만 부담스럽기도 하다. 나는 내 아이든, 내 남편이든 내가 죽을 때까지 그들을 '존중' 하면서 살고 싶다. 무언가 내가 그들을 속박하고 싶지도 않고 강요하고 싶지도 않다. 물론 그것이 서로의 자유가 허락되는 범위 안에서 말이다.


육아라는 게 내 경험을 바탕으로만 아이들을 바라볼 수 도 없고, 그렇다고 너무 휘둘리면서 교육할 수 도 없다. 왜냐면 누군가에게 선택과 결정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린아이들이 아직은 결정할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클 때까지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을 때 까지는) 어느 정도 부모가 끌어주는 게 맞긴 하는데 어렵다. 어렵다고 생각한다.

조기교육이 무조건 맞다고 할 수 있는가?

아님 아무것도 하지 마!라는 게 무조건 맞다고 할 수 있는가?


어떤 이들은 자연주의 교육을 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조기교육을 중심적으로 하기도 하다. 우리 주변의 유치원만을 봐보면 그 콘셉트가 다양하지 않나? 아마 집마다, 아이 친구네마다 각기 부모가 달라서 그 집의 테마가 다르지 않을까?


어제 도서관 택배서비스로 온 책들을 정리하면서, 갑자기 내가 한심하게 생각이 들었다. 다들 주변의 엄마들은 아이 교육에 열의를 보이며 무언가를 시도하고 있는 와중에 내가 한량처럼 느껴지는 그런 기분의 바람이 훅 들어왔다. 책 읽고, 영화를 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당장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는 게 먼저 아닌가? 그런 교육에 대해서 정말 다양하게 알아보지 않는 내가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스스로 남과 비교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를 계속 깎아내리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더 이상 생각을 정리하고 잠이 들지 않았다. 별거 아닌 것을 내가 너무 별것으로 만드는 게 아닌가 싶어서 잠을 청했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서 이렇게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본다. 내가 제일 무서운 육아가 엄마가 무지하고 게을러서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 놓치면서, 몰라서 자신 있는 태도를 취할 때 말이다.

가장 중요한 중심은 무엇일까?

무언가를 습득하기 이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중심을 잡는 거.

중심이라는 게 이상한 고집, 아집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중심, 그러니까 매 순간 선택하는 이 삶 속에서 선택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내 귀가 열려있고 내 마음과 머릿속에서는 잘 분류하고 선택하고 그리고 그 결정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을 반복할 때 조금 더 나은 선택과 즐거운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책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전에 '공부왕 찐 천재 유튜브를 본 적 이 있는데 여기서 홍진경이 아래와 같은 말을 했었다.'


" 나는 라엘이 가 홈스쿨링 하면서 책이나 실컷 보았으면 좋겠어.
어릴 땐 책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그 관심이 핸드폰으로 옮겨져서 안타까워.

우리의 삶은 매 순간 선택이잖아.

그런데 책을 읽으면 사유를 통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

영어 단어 몇 개 더 아는 게 더 중요한 건 아니잖아."


특히 아이를 낳으면서부터는 아이 육아용품부터 소아과는 어디로 갈지, 어떤 어린이집을 갈지 등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아이는 내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더욱 부담이 되는 것인 것 같다. 내가 소소하면서 큰 부분을 선택을 잘하기 위해서 책을 읽고 조금 더 생각 바구니를 잘 활용하는 게 어쩜 육아에 있어서 홍수 같은 정보 속에서 내가 헤매지 않고 내 길을 잘 찾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육아에 있어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부모인 내가 먼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물론 여기서의 책은 '육아서'가 아니다. 다양한 책을 골고루 읽어서 '사유'를 잘하고 그래서 선택과 결정이 더 많아진 엄마의 역할을 즐겁게 수행하고 싶다. 편식 없이 골고루 밥도 잘 먹어야 체력을 길러서 힘내서 살아가듯이! 엄마가 책을 읽어야 되는 이유는 너무 충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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