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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융이라고 불립니다 Jan 14. 2022

방학 휴가

일할 때보다 주방에서 오래 있었던  휴가

오랜만에, '산책'이라는 것을 했다.

평소 나는 효율성 없는 움직임을 좋아하지 않는데, 요즘  달리기와 걷기로 운동의 포커스가 맞춰진 남편이 설거지를 끝내 놓고 내게 시간을 벌어주며 딱 30분만 함께 걷고 오자고 했다. 내 수고 없이 깨끗한 부엌을 보니, 그리고 창문 너머의 붉은 노을을 보니 오늘은 나가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함께 나섰다. 탤런트 정은표 씨가, 어느 프로그램에선가에서 아내와 같이 취미생활을 하고 싶어서 아이들 아침식사와 집안일을 함께 한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그렇지! 하면서 무릎을 쳤었다. 참, 현명한 남편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평소 자연 속에서 '산책'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장보기처럼 해야 할 일을 하며 돌아다니는 걸 낫다고 생각을 한다.  굳이 '자연'을 보러 가는 여행도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도 주변이 널린 게 자연풍경이라 배부른 소리를 할만한 환경이라 그럴 수도 있다.

위의 사진이 우리 동네 연못이다. 동네 동네를 다니며 사진을 찍을라치면, 작품 같은 사진을 여럿 건질 수 있는 환경이다. 그래서인지, 인스타그램에 Regensburg를 검색하면 우리 동네 사진작가들이 찍은 사진들이 캬,,, 감탄이 나올 만큼 멋지다. 그중 내가 좋아하는 배경이, 그리고 Regensburg 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풍경이 Steinebrücke라는 오래된 다리와 레겐스부르크 성당을 뒷배경으로 하는 풍경이다.

이 엽서의 사진을 찍은 저 자리가 어딘지 안다.

우리가 처음 이곳에 이사 왔을 때 저 자리에서 찍은 가족사진이 있다.

사실, 이 풍경이 사진보다 그림인 것을 더 좋아한다.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간, 이곳에서 미술을 전공했던 아는 동생이 선물로 그려준 그림이다. 볼 때마다 설레고 기분이 참 좋다. 내가 가진, 많지 않은  보물 중의 하나다^^*

편이랑, 아주 가끔 이렇게 산책을 하면 이렇게 꼭 풍경사진을 찍는다.

내 브런치의 풍경사진들은 종종 그 시간에 나온다.

아니면, 남편이 자전거타러나 산책 갔다가 찍은 사진들을 이렇게 훔쳐온다. 여기저기 자연으로 다니기 좋아하는 남편 덕분에 얻는 사진이 많다. 내 브런치의 풍경 사진들은 다 남편의 작품이다.

노루가 나오는 이곳은 산골짜기가 아니다. 우리 동네 뒷 언덕이다. 우리 동네는 시골이 아니다. 인구 15만의 엄연한 도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루가, 고슴도치가, 토끼가... 길로 다닌다.

산책은 이렇게 싫어하지만,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도 있다.

알람도 아닌데, 저절로 나를 일어나게 하는 것이...


방학이라, 늦잠을 자도 되는데 문득 치킨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벌떡 일어났다. 집에 튀김가루가 없었다. 이국 생활에서 당연한 거지만, 집 앞 슈퍼에 간다고 해도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문득 튀김옷을 연구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알람 소리보다 나를 더 빠르게 움직이게 하는 생각들...

며칠 동안 내내 튀김을 했다. 맨날 튀김을 하냐며 타박하던, 튀김요리를 좋아하지 않는 신기한 먹성의 작은 아들이 레시피가 완성된 마지막 날에는 결국  한 접시 가득 들고 갔다. 맛있다고, 팔아도 되겠다고 했다. 그럼 성공이다!

                             치킨  성공 샷

간장치킨과 닭강정 소스 레시피도 성공했다.


그리고, 만두피...

좀처럼 한국에서 사 먹는 것처럼 얇고 쫄깃하게 만들기가 어렵던... 그리고 며칠의 사투 끝에 또 완성한 레시피

                고기만두 김치만두   성공 샷


외국생활의 어려운 것 중 하나는 익숙한 음식들을 쉽게 접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먹고 싶으면 내가 만들어 먹어야 한다는 것...

가끔, 전날 뭔가 음식을 해 둔 것이 있어서 아침에 일어나 바로 데워먹기만 하는 것이 있다면 아침에 눈뜨는 것이 행복하다. 밥을 먹으며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혼잣말이 저절로 나온다.

아마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그래서, 내가 뭔가 요리를 할 때면 주변 사람들이 생각이 난다. 갑자기 먹을 게 생기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나는 뭐든 나눠 먹어야 제맛이 나고 더 신난다. 나는 이런 먹거리 오지랖, 먹지랖이 있다^^*

주변 어떤 지인이 우울할 때, 맛있는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그래서 하늘도 날씨도 긴 밤도 우울한 겨울이면, 더 요리를 하게 되고, 더 나눠먹고 싶어 진다.

어떤 사람들은 요리를 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나는, 요리를 하면서 혹 더 많은 양을 한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적이 없다. 다만, 나눠주려면  장을 볼 때 더 많이 사야 하니 주머니 사정으로 못 해줄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단팥빵
모닝빵

결이 찢어지는, 부드러운 빵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단팥빵이나 모닝빵은 안 파니 만들어 먹어야 한다.

단팥 500그램 한 봉지 2.99

강력분 1킬로 한 봉지 1.79

우유 1리터 88센트

설탕 1킬로 79센트

생이스트 1개 9센트(문제: 독일 슈퍼에서 파는, 단가가 가장 싼 제품은? 답--> 생이스트^^*

식용유나 버터 조금.

총금액  ㅡ> 한화  약 8000원

만원이 안 되는 금액으로 만들 수 있는 단팥빵은 나눠먹기에 가성비가 가장 좋다. 20개 정도 만들고도, 단팥이 반이 남는다. 남은 단팥은 냉동실에 넣어 다음에 또 한 번 하면, 또 20개 정도 나온다. 단팥이 빵보다 많을 정도로 듬뿍 넣는다.

우리 집 근처에 사는 친구가, "야, 파리바게트보다 맛있어!"라고 칭찬을 해준다. 기분이 좋다 ㅎ

단점은, 그날 먹어야 한다는 건데(다음날이 되면 빵이 부드럽지가 않다) 식혀서 냉동실에 넣어뒀다가 먹고 싶을 때 꺼내 실온에 1시간 정도 뒀다가 먹으면 아직 부드럽다. 한국 빵집에서는 유화제라는 것을 넣어서 며칠 동안 부드러울 수 있다고 하는데, 어디서 구하는지도 모르겠고, 집에서 먹는 거니 굳이 안 넣어도...

단팥빵, 소보로빵, 슈크림빵은 제법 맛있는데 아직 버터크림빵은 만족스럽지 않다. 한국 빵집에서 파는 것처럼이 안 된다.

다음 방학 휴가 때는 버터크림빵을 공략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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