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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을 뿐

사순절 Think 프로젝트 묵상에세이《그러므로 생각하라》

by 최서영 Mar 24. 2025

요즘 나는 하루를 열고 닫을 때마다 기독교 간증을 듣는다. 하나님의 일을 크게 쓰인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의 말 사이사이에 흐르는 어떤 공통점을 발견한다. 그들은 작은 믿음을 허투로 보내지 않았다. 처음에는 질투했고, 욕망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결국 욕망의 헛됨을 깨닫고, 자신에게 남은 작은 믿음을 붙들었다. 기적을 구걸하기보다, 가진 것들을 하나님께 내어 맡겼다. 사람들은 기적을 먼저 본다. 물이 포도주로 변하고, 병든 이가 걷고, 작은 도시락 하나로 오천 명이 배부른 장면. 하지만 간증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이것은 내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하신 것입니다." 


오늘 묵상한 오병이어의 기적도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본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었던 한 아이는 그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었을 뿐이었다. 내 것이 아니었다. 내 손에 들려 있었을 뿐, 누군가 내게 맡긴 것일 뿐.


그날, 사람들은 광활한 갈릴리 바다를 건너 산을 올랐다. 예수님은 그들을 보셨다. 보셨다는 것은 이미 그들을 보기 위해 오셨다는 뜻이었다. 예수님은 물으셨다.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


제자들은 당황했다. 빌립은 현실적인 계산을 했다. 이백 데나리온이 있어도 부족합니다. 안드레는 아이의 손을 잡았다. 여기 한 아이가 있다. 아이는 ‘있을 뿐’이었다. 아이가 가진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오천 명을 먹일 계획도 없었다. 내 것이 아닌 것을, 그저 손에 쥐고 있었을 뿐. 그런데 예수님은 그것을 받으셨다.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셨다. 사람들은 배부르게 먹었다. 내 것이었던 떡과 물고기가 사라졌다. 아이를 통해 흘러갔을 뿐, 원래부터 내 것이 아니었으므로.


사람들은 흩어졌다. 예수님은 남은 조각들을 모으라고 하셨다. 바구니가 열둘이었다. 배부르게 먹고도 남은 것이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버리는 것이 없게 하라. 손에 있던 것들, 내 것이라 여겼던 것들이 예수님의 손에 들리자, 그것은 더 이상 식량이 아니라 생명이었고, 구원이었고, 하나님의 계획이었다.


* 본 글은 한소망교회 사순절 Think 프로젝트 《그러므로 생각하라》  묵상집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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