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저에게 많이 하는 말입니다. 모두 공감 가는 이야기예요. 저도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으니까요. 집 생활을 단지 다른 장소로 옮겨 놓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친구들은 남편과 여행을 가더라도 지인들과 부부동반 하여 주로 아내들끼리 모여 얘기하며 보낸다고 하더군요.
저도 친구들과 국내외 여행을 하며 학창 시절처럼 재잘거리고 즐겁게 보낼 때도 있었는데, 명소 방문을 '같이 가는 정도'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다녀온 후에 추억은 생각보다 짧고, 뭔가 아쉬움이 남았어요. 제 자신에게 활력을 더하는 ‘변화’를 잘 느끼지 못했거든요. 나이가들어가며 여행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누군가와 여행을 한다면, 일하느라 힘든 남편의시간에 맞추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한 번을 덜 가더라도 말이죠.'함께'와 '각자'의 조화로운 계획을 조율하기쉬워 서로 만족스러웠어요.정기적으로 시간을 내어 단둘이 국내여행부터 시작하여 해외여행을 가는 계획을늘렸습니다.
초기에는 집에서 하던 습관이 거슬리기도 했지만언제가부터인정과양보가 어렵지 않게 되더라고요. 어느덧 지난 여행을 통해,상대를 생각하는 진짜 마음도 자라는 걸 느낍니다. 이번에다녀온 북미여행도 예전보다 마음이 편했어요. 다니면서행복지수가올라가는 걸 느꼈습니다. 남편과 때때로 반주 삼아회상할공통의 추억도 늘어가요. 무엇보다 예전보다 존중하는 마음이 커져가니다행입니다.
언젠가 떠날 여행 계획을 미리 세우는 재미도 있어요. 맞추는 과정부터 여행하는 상상을 더 풍성하게 하게 되고, 평상시 집에서 일상의 대화거리도 됩니다.
“내가 꼭 가고 싶은 곳은?”
“당신이 꼭 가고 싶은 곳은?”
“왜 그곳에 가고 싶어?”
“그럼, 거기부터 갈까?”
여러분들은 어떤 여행을 어떻게 즐기시는지요?
둘만 오롯이 떠나는 부부 여행이 좋은 또 다른 이유는 가장 오랜 친구가 될 테니까요. 저희는 부부의 추억을 최우선으로 두기로 했어요. 행복한 노후를 위한 최고의 투자가 될 겁니다.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만드는 일은 노후로 가며 가장 맛깔스러운 기쁜 양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결혼 생활 중에 가졌던 서운함과 실망감을 조금씩 희석하며 본래 사랑에 빠진 그 이유를 찾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을 가신다면, 바로 그곳이 빛나는 최고의 여행지가 되실 거예요. 기왕 그 대상이 남편 또는 아내라면 더욱 좋겠습니다. 별 것도 아닌데 감탄하고, 별 재미없어도 맞장구치며 웃는 여행을 하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