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 <철학VS 철학>
언제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게 되는가? 지금까지 배웠던 모든 가르침들로는 알 수 없는 무언가와 마주쳤을 때 아닌가? 바로 이 점이 중요하다. 다른 어떤 학설로도 그 미지의 타자나 사건을 알 수 없다는 자각! 이런 무지의 자각을 통해서만 우리는 "자기 이성을 스스로 사용하게" 된다. 아니 정확하게 말해 자기 이성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우리는 던져지게 되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이렇게 생각했다. 통용되는 진리들을 모두 의심할 수 있지만, 의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나의 생각 자체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다고. 마침내 중세시대의 모든 지식들을 해체해서 다시 쌓아 올릴 수 있는 확고한 토대로서의 코기토, 혹은 인간 이성이 바로 이렇게 해서 그 탄생을 알리게 된 것이다.
"타자를 자신의 수레로 삼아 마음을 움직이도록 하고, 멈추려 해도 멈출 수 없는 것不得已에 의존해서 균형을 기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다."
<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