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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 민 Mar 28. 2021

Keep Going, 계속하라!

사도행전  18장 1절 -4절 말씀 묵상

  

  신사임당이란 별명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주언규 씨가 작년에 ‘킵 고잉’이란 책을 냈습니다. 꿈을 품고 작은 일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요.




 애들을 키울 때도, ‘킵 고잉’ 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애들을 잘 키우고는 싶지만, 욱하는 마음을 참기도 어렵지요. 얼마 전엔 모래놀이를 한다고, 베란다에 풀어 주었더니 서로 얼마나 툭툭 거리며 장난치던지요. 아무리 말려도 서로 모래를 뿌리고, 야단을 피워, 저도 오래간만에 짜증이 폭발했습니다. 울그락 불그락 화를 삭이는데, 마침 운동 갔던 집사람이 돌아왔지요. 얼마나 반갑던지요. 제 얼굴을 보더니, 알겠다는 듯, 제 등을 쓸어 주었지요. 망아지 같던 아이들도 엄마가 와서 그런지 잠잠해졌습니다. 위기의 순간이 지나고, 아이들을 재우는데,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꼭 그렇게 짜증 내지 않았어도 될 일을 그르쳤구나, 아쉬운 마음이 들지요.


 그럼에도 낙심한 마음을 툴툴 털고 다시 시작합니다. 아이들 양육도, 제 삶도 신앙생활도 계속하다 보면 반드시 더 좋은 날이 올 것을 믿습니다.      




 때로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성공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하고, 좋은 성적을 얻으려면 공부를 해야 하지요. 예쁜 아기를 얻으려면, 저는 안 낳아봐서 모르지만, 배를 아파 아기를 낳아야 합니다. 원하는 일만 하고 지내면 참 좋을 텐데, 인생은 그렇지를 못하지요. 불편을 감수해야 할 때가 꽤 많습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 복만 받고, 은혜만 누리고 싶은데, 주님께서 항상 우릴 꽃길로만 인도하시지는 않습니다.


 울퉁불퉁 돌밭길, 가시밭길, 자갈길로도 이끄실 때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고난과 역경이 우리의 믿음 그릇을 키워주기 때문입니다. 매일 은혜만 받고 살면, 믿음도 종지 그릇 같아 큰 복을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혹시 지금 고난의 길, 가시밭길을 걷고 계신 분들, 축복합니다. 킵 고잉 하길 바랍니다. 우리가 믿음을 포기하지 않고, 예수님 안에 머물러 있기만 한다면 반드시 축복은 다가옵니다. 좋은 일이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로마서 8장 28절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모든 일을 합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께서 반드시 우리에게 선하고 복된 일을 행해 주십니다. 위대한 복음 전도자 사도바울도 선교여행 중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죽음의 위기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그의 모든 삶을 통해 놀라운 역사를 이루셨지요.


 한 번은 바울이 성령의 인도를 받아 마케도니아, 지금의 유럽 지역으로 선교 여행을 떠난 일이 있었습니다.  그는 빌립보, 데살로니가, 고린도 지역 들을 돌면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바울은 원해서 그곳들을 순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복음 전하는 일을 끔찍이 싫어했던 유대인들이 불량배들을 사서 바울의 사역을 자꾸 방해했습니다. 얼마나 핍박이 심했던지 바울은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고, 쫓기고 쫓겨서 우상과 음행이 가득한 고린도 성까지 도망 오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함께 선교를 하던 일행들과도 헤어져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습니다.


 사역은 실패했고, 불량배들은 여전히 바울을 쫓고 있었으며, 일행과도 헤어졌습니다. 게다가 여비까지 떨어져 생계도 막막해졌던 것입니다. 이때 바울의 심정이 어땠을지 상상해 봅니다. 얼마나 속상하고 암담했을까, 무척 낙심이 되고 답답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하나님의 섭리가 시작되었습니다. 우연한 만남을 통해 하나님께서 바울을 위로하고 격려하셨고, 계속 사역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셨지요.      


 사도행전 18장 1절로 2절 그 후에 바울이 아덴을 떠나 고린도에 이르러 아굴라 라 하는 본도에서 난 유대인 한 사람을 만나니 글라우디오가 모든 유대인을 명하여 로마에서 떠나라 한 고로 그가 그 아내 브리스길라와 함께 이달리야로부터 새로 온지라 바울이 그들에게 가매


 바울은 우연히 고린도 시내를 걷다 우연히 로마 이탈리아에서 온 ‘아굴라’라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는 본도 출신의 유대인 그리스도인이었는데요, 원래는 이탈리아에서 천막을 만들며 생활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로마의 황제였던 글라우디오가 로마 전역에 살던 모든 유대인들을 나라 밖으로 쫓아내는 유대인 추방령을 내려 할 수 없이 고린도에 흘러 들어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을 믿던 유대인들과 정통 유대인들 사이에 분쟁이 많이 생겼고, 황제는 이 일 때문에 골치가 아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예 그 싹을 잘라 버리려고 모든 유대인들을 본토 밖으로 다 쫓아내 버렸습니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아굴라는 하지만 신앙을 지키기 위해 로마를 떠났고, 그렇게 우연히 고린도에서 바울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은 참 재미있는데요, 바울도 천막을 만드는 기술자였던 것입니다. 즉 서로 직업이 같았던 것입니다.      


 사도행전 18장 3절 생업이 같으므로 함께 살며 일을 하니 그 생업은 천막을 만드는 것이더라


 바울의 고향은 다소라는 곳이었는데요, 다소는 특히 염소가죽으로 만든 천막이 유명했습니다. 군인들이나 도시에 큰 축제가 벌어지면 종종 염소가죽으로 만든 천막을 사용하곤 했지요. 가죽을 벗기고 잘라서 꿰매야 했기 때문에 이 일은 상당한 중노동이었습니다. 당연히 혼자서 하기에는 무척 벅찼고, 보통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바울도 자연스레 아굴라 부부와 함께 천막 만드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바울은 할 수만 있다면 복음 전하는 일에만 전념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다리던 일행들도 오지 않았고, 이제 막 로마에서 온 아굴라 부부에게 신세만 질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중에는 열심히 천막을 만들고 주말에는 시간을 내어 회당에 나가 선교를 이어나갔습니다.

     

 바울은 꽤 긴 시간 동안 헤어진 선교 팀을 기다리며 천막을 만들고 또 회당에서 선교 사역도 이어갔습니다. 그가 억지로 천막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는 단서가 있는데요, 후에 헤어졌던 선교 팀을 만나자 즉시 일을 그만두고 선교에만 전념했던 것입니다.


 사도행전 18장 5절 실라와 디모데가 마케도냐로부터 내려오매 바울이 하나님의 말씀에 붙잡혀 유대인들에게 예수는 그리스도라 밝히 증언하니


 바울이 하나님의 말씀에 붙잡혔다는 말씀은 그가 다른 일에 시간을 뺏기지 않고 온전히 복음 전하는 일에만 전념하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바울은 힘겹게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감당했고, 또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선교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사명을 이어갔습니다.     

 



 예전에 영어 공부를 한다고 호주에 1년 정도 어학연수를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되어 집안에 큰 어려움이 생겨, 매달 받던 생활비가 끊겼고, 고생을 좀 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집으로 돌아올 비행기 티켓을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새벽마다 청소 아르바이트를 해서 간신히 방세는 냈지만, 비행기 표는 엄두도 못 냈습니다. 친구가 이력서 100장 써서 내면 취업한다고 해서 귀가 솔깃했습니다. 일단 50장을 써서 동네를 돌면서 이력서를 냈는데,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이유는 영어를 못했기 때문입니다. 집으로 갈 날은 다가오고, 돈은 없고 밤에 잠도  못 잤습니다.


 그러다 문득,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네를 돌며 이력서를 뿌릴게 아니라, 하나님께 매달려야 하는구나, 하고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날로 열심히 교회에 나가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 기도하니, 교회 동생이 형, 일자리 필요하냐고? 시장에서 물건 파는 일이 있는데, 해보겠냐고, 근데 영어를 잘해야 한다고, 저는 찬 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날로 시장에 나가 사장님을 만났는데 보자마자 묻는 것이 “너 영어 잘해?”이었습니다. 그래서 네에, 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럼 일단 일주일에 하루만 나와서 팔아봐, 못 팔면 바로 자를 거야.” 하고 임시로 저에게 일을 주셨습니다. 일은 구했는데, 문제는 영어를 해야 했습니다. 집에 돌아갈 비행기 티켓이 여기에 달려 있었습니다. 일을 소개해준 동생이 적어준 몇 마디 영어를 몇 번이고 외우고 또 외웠습니다. 그리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 좀 도와주세요, 물건 잘 팔게 해 주세요!” 그때는 정말 간절했습니다. 그렇게 시장에 나와 물건을 팔았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생겼습니다. 저도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외국인들이 저한테 와서 물건을 사 갔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제 옆에서 유창하게 영어 잘하는 유학생에게 설명을 잘 듣고는 제 가판대에 와서 물건을 사주었습니다. 사장님이 보기보다 물건을 잘 판다며, 그다음 주에는 이틀, 그다음에는 삼일, 또 사일, 나중에는 일주일 내내 나와서 물건을 팔았습니다. 얼마나 잘 팔았던지 저를 소개해 주었던 동생이 저 때문에 혼이 나기도 했습니다.


 사장님 왕 “야, 쟤는 영어도 저렇게 못하는데 잘 파는데 너는 왜 못 팔아?” 하고 혼이 났답니다. 그렇게 하나님 은혜로 몇 개월간 일을 잘 마치고, 비행기 표도 구하고, 남은 돈으로 단기선교도 다녀오고, 소고기도 배 터지게 먹어봤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당시에는 그 시간들이 참 슬프고 괴로웠지만, 돌아보면 그 경험들이 지금의 저에게 얼마나 약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무엇보다 삶의 작은 어려움을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났고, 다른 누구의 하나님도 아닌, 민경환의 하나님을 만나는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바울도 아굴라 부부를 만났던 계기가 생계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그들의 관계는 무척 아름답게 성장했습니다. 바울이 큰 위기를 겪었을 때 아굴라 부부는 목숨까지 걸고 그를 구해주었던 것입니다. 바울에게 이들 부부는 가장 든든한 동역자요, 친구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시련 속에서 은혜가 꽃피게 하셨고, 우연한 만남을 통해 가장 축복된 인연을 만들어 주셨던 것입니다.       


 믿음 생활하는 우리들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삶도 살아야 하고, 또한 사명도 감당해야 합니다. 가정도 돌보고, 돈도 벌어야 하며, 또 교회 일도 잘 섬겨야 하지요.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지내면 참 좋은 것 같은데, 막상 삶은 우리를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거기다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까지 찾아오면 마음이 낙심되고 피곤하게 될 때도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낙심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믿음을 포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때로 우리가 실패하고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런 실패의 자리, 낙심의 자리에도 은혜를 베푸시고, 선을 행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은 눈에 보이는 것이 없고, 손에 잡히는 것 없어도 우리가 예수님 안에 머물러 있기만 하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우리 삶에 예비하신 복을 내려 주시는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2장 9절 기록된 바 하나님이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하여 예비하신 모든 것은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 듣지 못하고 사람의 마음으로 생각하지도 못하였다 함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낙심하지 마시고, 포기하지 마시고, 날마다 믿음 안에서 살아가길 바랍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아름다운 복을 누리며 살아가는 우리들 다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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