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6 아들의 최애 코디는 파란색 스트라이프 반팔티이다.
어린이날 선물로 작은 엄마가 사준 면티가 마음에 들었는지
여름 내내 그 옷만 찾길래, 아예 똑같은 옷으로 하나 더 사주었더니
일주일 내내 매일 같은 옷을 입고 집을 나선다.
"근데, 매일 같은 옷만 입으면 친구들이 놀리지 않아?"
"아니, 내가 옷을 안입고 온 것도 아닌데 뭔 상관?"
어깨를 으쓱하고 핸드폰에 얼굴을 묻는 녀석.
쿨하기 짝이 없군.
"스티브 잡스는 온전히 한가지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 검은 옷만 입었다는데, 혹시 우리 아들도 그런거야?"
이 와중에, 어떻게든 훌륭한 인물에 갖다붙여보려는 주책맞은 에미.
머릿속에 쓸데없는 생각이 너무너무 많거든."
...
...
...
그래 그래, 잡생각이라도, 엉뚱한 생각이라도 좋아.
너의 머릿속에서 무한히 펼쳐지는 그 생각의 길을 따라
너만의 세계를 마음껏 구축하고, 그 안에서 자유를 만끽하렴.
너의 미래를 기대하고 언제나 온마음으로 응원해.
사랑한다. 아들.
ps. 근데, 아들아. 실은 스티브 잡스가 매일 똑같은 옷만 입었던 이유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유명한 일본 디자이너의 옷이 단종되자, 재생산을 위해 수백벌을 주문했기 때문이라는 거 알고 있니? 본인이 원하면 중단된 생산라인도 재가동 시킬 수 있는 그런 사람. 멋지지 않니?
뭐... 그냥 그렇다구. 부담가지지는 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