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VS 국내 대기업: 복지
실리콘밸리 VS 국내 대기업 비교 시리즈, 그 마지막 편. 복지다.
사실 돈을 많이 주는 것도 좋지만 회사에서 제공하는 복지도 중요한데, 엄밀히 말하자면 복지로 제공하는 혜택이 결국은 돈으로 환산되어 수입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복지가 좋은 회사를 다니면 그만큼 내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도 적어진다는 얘기다.
휴대폰을 제조해 판매하는 회사는 자사 휴대폰을 임직원에게 할인가에 제공하는 것 등의 세부적인 복지는 회사의 전문 분야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생략하고, 분야와 상관없이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복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 휴가
한국
매년 기본 연차 개수 + 월차 생성되며 최대 25일 정도 (연차에 따라 상이)
사용하지 않은 휴가에 대해서는 금액을 산정해 임직원에게 보상
미국/캐나다
매년 기본 연차 개수 + 월차 생성되며 최대 25일 정도 (연차에 따라 상이)
사용하지 않은 휴가는 다음 해로 이월되며 돈으로 보상하지 않음. 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연차 사용 없이 휴무 가능
# 의료
한국
연계된 의료기관에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무료로 제공. 임직원뿐 아니라 직계가족도 저가로 건강검진 가능.
그룹 실손의료보험(실비) 제공
미국/캐나다
Extended health benefit 제공. 한국의 실손의료보험과 비슷하게 국가에서 제공하는 의료 혜택 외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을 보상해 주는 보험. 검진보다는 예방차원의 마사지, 도수치료, 안경 등의 혜택 포함
# 초과근무수당
한국
법적 근로시간을 초과할 경우 시간당 수당을 기준으로 특정 비용 지급
미국/캐나다
정해진 근무 시간이 없어 초과 근무에 대한 기준이 모호. 따라서 초과 수당이 없고, 최대한 초과근무를 지양하며, 불가피하게 초과근무 시 휴무 등의 다른 혜택 제공
# 식사
한국
사내 식당이 있어 임직원에게 아침/점심/저녁을 다양한 메뉴로 제공. 식사를 하지 않는 경우 식대 지급
미국/캐나다
대부분 식사를 제공하지 않고 간단한 음료나 스낵만 제공. 식사를 제공하는 경우 간단한 카페테리아 형식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거나, HungerHub과 같은 타 서비스를 통해 근처 식당과 제휴, 배달로 점심식사 제공.
# 기타
한국
사내 피트니스 센터가 있어 저가에 이용 가능. GX도 무료, 샤워 시설도 무료
미국/캐나다
특정 금액 내에서 운동을 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할인을 제공하며 특정 분야에 해당하는 비용의 경우 청구 가능
처음 회사의 복지에 대해 들었을 때, 생각보다 복지가 별로라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것들이 여기서는 제공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건강검진과 식사 제공 부분이었는데, 사실 이 부분은 사회적인 시스템의 영향이 크다.
캐나다는 여러 이민자들이 함께 하다 보니 종교, 알레르기 등의 이유로 식사에 제한이 많아 단체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어렵다. 학교에서도 급식이 없어 부모들이 매일 도시락과 간식을 싸줘야 한다. 의료시스템 또한 예방이나 조기진단보다는 필수적인 치료, 재활, 장기요양 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종합 건강검진이라는 개념이 없다.
전체적인 복지는 한국 기업이 훨씬 좋다. 내가 누렸었던 복지를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특히 사내 식당이 아직도 그립다. 총각김치가 너무나 맛있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얻을 수 있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복지 중의 하나는 결국 '저녁이 있는 삶',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