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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 am YS Apr 12. 2024

영혼을 위한 치킨 Soup

자판기용이지만

실리콘밸리로 처음 출장을 나와 몇 주간은 어차피 시차가 적응이 되질 않기에 거의 오전 늦게 출근해서 새벽까지 일을 하는 일정을 짰던 것으로 기억난다.


간혹 오전에 미팅이 있는 날은 무리를 해서 참석하면 될 일이었고, 그때는 몸이 충분히 견뎌주었기에(20대였었다...).


실험을 하던 건물(캠퍼스라 부르고도..)과 계측을 하던 건물이 상당 떨어져 있기에 15분 정도 걸어서 신호등을 두세 번은 건너가야 했고.


 늦은 밤(혹은 새벽)에 검정색 007 가방을 들고 건물을 옮겨 다니며 홀로 걷고 있는 모습이 지금 생각해도 닭살이다.

이런 밤풍경이었다.


지금이야 환경 좋은 IT회사들은 결재 없이 자판기 단추만 눌러도 chip이나 음료가 떨어지기도 하고, 늦은 밤 야식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지만...


자판기의 컵라면(일본회사, Nissin이었던 걸로...)이라도 속을 채울 수 있어 다행일 정도로 야식환경은 열악했었다.


건물의 지리도 파악할 겸 이리저리 둘러보다 자판기 중 코인을 안 넣어도 음료가 나오는 기기가 있다...


단추를 누르니 따끈한 치킨숲이 컵 가득 나온다(!!). 

건더기는 없지만 3월의 새벽거리를 스쳐 나온 몸을 녹여주고.




몇 해 후 '영혼을 위한 치킨숲'이라는 제목으로 책이 나와 대박을 쳤다.


속까지 느껴지는 훈훈함에 공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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