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기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의 사교육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긴 내가 어렸을 때도 국민적 관심사는 입시에 있었지요. 당시에는 중학교 합격자 발표를 라디오마다 특별방송으로 해 줄 정도로 온 국민이 관심이 입시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신문에도 여러 면이 합격자발표로 가득했습니다.
지금의 교육환경에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가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거야 교육열이 높고, 자녀들을 어떻게 해서든지 평생을 편하게 살게 하고 싶은 부모님들의 간절한 소망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옳은 방향이 아니라면, 오히려 자녀들의 미래는 황폐해질 수 있다는 걱정이 많습니다.
실제로 MZ 세대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들은,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경쟁이 심해서 일어난 문제가 아니라, 자녀의 양육방법의 문제라는 것이 연구결과로 나타나고 있어서 더욱 심각함을 느끼게 합니다.
MZ 세대의 M이 뜻하는 것은 뉴밀레니엄 세대라는 것이죠. 1981년부터 1995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말합니다. 또한 Z세대라는 것은 1996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입니다.
이 두세 대의 모습은 앞의 세대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것은 풍요로움과 편리함이 극도로 넘치면서 앞의 세대와는 전혀 다른 성장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주 1)
성인이 되면 자신의 삶을 스스로 판단하고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는 마마보이라는 말이 유행을 했고, 단지 책임감이 좀 부족한 아이를 표현하는 말이었습니다. 마마보이가 보통은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였고, 세상에서 자기 몫의 삶을 잘 살아왔기 때문에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의존도가 다소 높았을 뿐이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경제성장이 눈에 띄게 커지면서, 많이 벌어서 넉넉한 삶을 살도록 부모들의 자녀 양육에 대한 열의가 더욱 커졌고, 아버지 보다 할아버지의 경제력이 자녀들의 교육에 힘이 되는 시대에 까지 이르게 되었지요. 할아버지의 경제력에 의존해야 하게 되었다는 것은, 부모의 수입만으로는 경쟁에 따라가기 벅차게 되었다는 뜻이 될 겁니다. 심지어는 아빠 혼자 국내에 남아서 라면으로 연명을 하더라도, 엄마와 자녀들은 외국으로 보내는 기러기 가족도 적지 않게 늘어났습니다.
자녀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은 매우 소중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 덕분에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은 경제력을 가지고 풍요를 누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아마도 MZ 세대의 자녀들에서 나타나는 세대 간의 차이를, 시대의 변화이기 때문에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리라고 봅니다.
MZ 세대가 갖는 특성은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나라마다 시기가 다른 것도 아닙니다.
세계의 여러 나라의 동시대에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단지 세대차이 때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 세대가 겪고 있는 문제는, 부모들이 바라는 행복한 삶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수많은 자녀들이 우울증으로 시달리고 있고, 자살 충동과 실제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원인이 무엇인가를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우리의 귀한 자녀들의 삶은 그동안 쏟아부었던 노력이 자녀들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도록 방치하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자녀들에 대한 세심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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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불안 세대(The axnciouse generation) 조나선 하이트(Jonathan Haidt) 지음, 이충호 옮김, 웅진 지식하우스, 2024 이 책에서 조나선 하이트는 막대한 양의 직접적 경험을 배워야 하는 현실세계에서 아이를 과잉보호(규제)하는 것과, 사춘기 시절에 취약성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장소인 온라인에서 아이를 과소 보호(방임)하는 것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심각성을, 우울증의 급증 등의 사회현상의 원인임을 연구로 증명하고 있습니다.